HSTYLE 한국지사 중지정 부회장 인터뷰
중국에 불어든 한류 열풍은 한·중 양국 기업들에 거대한 투자 기회를 안겨줬다. 활발한 문화 교류 속에 양국 기업들은 해외 시장 진출의 기회를 포착했고, 이를 통해 사업 영역을 크게 확장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패션몰 한두이서(韓都衣舍, HSTYLE) 또한 한류 열풍과 함께 성장한 기업 중 하나다. 뉴스핌∙월간 ANDA와 제휴를 맺고 있는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관 잡지 금교(金橋)는 중지정(仲躋正) HSTYLE 한국지사 부회장을 만나 HSTYLE 한국지사의 성장 스토리와 그 역할에 대해 전해 들었다.
[사진 = 금교] 중지정 부회장이 HSTYLE 한국 지사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
◆ 한국과의 인연
지난 2000년은 한류 열풍이 중국 대륙을 강타하면서 칭다오(青島)에 자리를 잡은 한국 기업들의 사업도 크게 번창하던 시기였다. 한류 열풍의 기운이 가득하던 2001년 한국으로 건너간 중 부회장은 "한국 문화, 특히 한국 기업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칭다오 출신인 저를 한국으로 이끌었다"고 회상했다.
중 부회장은 한국외국어대(이하 외대)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서 석사 학위를 땄다. 활동적인 성격 덕에 외대 재학 시절 중국 유학생회의 회장을 맡았고, 중국과 한국 학생들의 교류를 위한 문화예술 모임도 조직했다. 2002년 월드컵 기간에는 한국에서 중국 월드컵 대표팀 지원을 위한 유학생 활동을 이끌고, 중한 대학생 문화제도 개최했다. 사스가 발발했던 2003년에는 교수들이 주최하는 기부활동을 기획하기도 했다.
2016년 HSTYLE 그룹에 정식으로 입사한 중 부회장은 바로 한국지사 부회장으로 파견됐다. 각 부서별 수요를 파악해 한국 브랜드, 한국 디자이너, 한국 왕훙(크리에이터 겸 인플루언서)과 아나운서 등 한국의 우수 인재와 자원을 발굴하고 통합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중 부회장은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듯, 오늘에 이르기까지 있었던 많은 일은 당시 맺은 좋은 인연에 기인한 것이라 믿는다"면서 "지금까지의 한 걸음 한 걸음은 모두 상호간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다"는 말로 한국과의 인연을 회상했다.
[사진 = 금교] HSTYLE이 최초로 오픈한 인터넷 생방송 한국사무소 현판식 행사에서, 관계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 깊은 교류의 추구
"매일 충실히 업무에 임하는 만큼 얻는 것도 많습니다."
이른 아침 중 부회장은 남들보다 일찍 사무실에 도착해 하루 업무를 시작한다. 가장 먼저 우편함을 열고 업무 관련 우편물을 확인한다. 이후 간단히 아침 회의를 갖고 팀별 업무 진전 상황과 스케줄 등을 확인한 뒤 업무상 문제점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어떤 날은 클라이언트를 접대하거나 직접 방문하기도 하고, 전자상거래 포럼과 투자 유치 리셉션 등에도 참석한다.
지난 2009년 설립된 HSTYLE 한국지사의 사무실은 원래 인천광역시 금옥동에 위치해 있었으나, 업무 확장에 따라 서울 합정동을 거쳐 성수동으로 이전했다. 수차례에 걸친 사무실 이전 경력이 말해 주듯 HSTYLE 한국지사는 지속적으로 성장 가도를 달려 왔다.
현재 한국지사는 한국 브랜드 리소스, 디자이너 리소스, 콘텐츠 촬영 리소스, 동영상 유명인(셀러브리티) 리소스, 왕훙 인터넷 생방송 리소스 등 각 분야의 우수 자원을 개발하고 합작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HSTYLE은 한국 패션 디자인을 중국에 소개해 한국 시장의 소비를 촉진하는 동시에 중국 패션 산업 모델을 업그레이드하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중 부회장은 "개인과 기업의 교류가 활성화되면 양국의 교류 촉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우리가 하는 일은 중·한 패션 교류 외에도 HSTYLE 플랫폼을 통해 중·한 패션, 경제, 문화 등 각 방면의 리소스 연결고리를 제공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중국 시장 진출을 원하는 많은 한국 기업이 HSTYLE 한국지사를 찾고 있다. 최근 몇 년간 HSTYLE 한국지사는 한국의 트렌디 브랜드(NERDY), 패스트 패션 브랜드(IMVELY, CHUU) 등이 톈마오(天猫·티몰) 글로벌 플랫폼에 입점해 브랜드의 지명도와 판매 실적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왔다. 2019년에는 웨이하이(威海)시 정부, 부산시 정부와 공동으로 중·한 전자상거래 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중 부회장은 "우리는 한국 기업과 중국 시장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양측이 원하는 것을 매칭시킨다"면서 "이를 통해 중·한 양국 기업 간에 불가분의 융합 관계가 이뤄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 = 금교] HSTYLE 소속 왕훙들이 인터넷 생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
[사진 = 금교] HSTYLE 소속 왕훙들이 인터넷 생방송 스튜디오에서 기자를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
◆ 한국에 전하는 중국 스토리
2001년 중 부회장이 처음 한국 땅에 발을 들였을 때, 중국 경제는 여전히 고속 성장의 단계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였다. 중 부회장이 느낀 한국의 첫인상은 "매우 번화하다"는 것이었고, 양국의 경제·문화 격차를 느꼈다고 회상했다.
중 부회장은 "우리는 한국에 공부를 하기 위해 간 것이었지만, 많은 한국 학생은 중국인이 일을 하기 위해 한국에 온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면서 "어떻게 하면 중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을 바꿀 수 있을까를 고민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의 경제·문화 차이는 상호간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만큼, 이 같은 사고의 원인은 한국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며, 한국인들이 접하는 지식에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이를 계기로 중국의 스토리를 한국인에게 들려줘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중 부회장은 중국 유학생들을 구성원으로 한 중국어 모임을 조직했고, 매주 하나의 주제를 선택해 외대에 재학 중인 한국 학생들과의 문화 교류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중 부회장은 "2년간 이 활동을 지속한 결과 외대의 전 학생이 우리를 알게 됐고, 이후 외대 한국 학생들의 중국 유학생에 대한 인식도 바뀌게 됐다"면서 "이미지는 이미지일 뿐이며, 다른 사람이 당신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한국의 저명한 맹주억 중국학부 교수가 우리는 중·한 양국 국민의 상호 교류를 앞당기는 민간 외교관이라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면서 "그때는 이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는 줄곧 외교관이 하는 일을 해왔다"라고 회상했다.
중 부회장은 "오랜 기간 중·한 양국의 변화를 몸소 느껴 왔다"면서 "본래 중국과 한국의 경제는 큰 격차가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으며, 과거와 달리 현재는 한국의 중국에 대한 수요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국의 관계는 더욱 평등하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변했으며, 이는 양국 국민이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중·한 양국의 교류 촉진을 위한 윤활유가 필요하며, 중·한 양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사람들은 그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초심을 잃지 않아야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다.' 이는 중 부회장의 웨이신(微信, 위챗) 프로필에 올려진 상태 메시지의 내용이다.
중 부회장은 "항상 초심의 정의에 대해 생각해 왔고, 초심은 일을 할 때 마땅히 수반돼야 할 업무 태도라고 생각한다"면서 "초심을 중·한 교류에 쏟아부어 양국 우호 관계를 앞당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주옥함 기자, 정리 배상희 기자 = wodemaya@newspim.com, pxx17@newspim.com
[금교(金橋,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관 잡지)=본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