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3~5등급...75인치 이상 초대형은 대부분 5등급
"최신 기술이지만 밝기, 선명도 높이다보니 에너지 소비 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어라, QLED TV랑 OLED TV에는 1등급이 없네?"
10년 넘게 같은 TV를 사용하던 A씨는 고효율 에너지등급 가전제품을 사면 구매 가격의 10%를 환급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새 TV를 사기로 했다. 가전매장을 돌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력 제품인 QLED TV와 OLED TV를 중심으로 찾아봤지만 1등급 제품이 없다는 직원의 답변에 놀랐다. 최신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라 에너지 효율이 더 좋을 거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등급이 낮았다.
삼성 QLED 8K [사진 = 삼성전자] |
정부가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 사업을 진행하면서 안내 홈페이지에 대상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QLED TV와 LG전자의 OLED TV는 목록에 오르지 못했다. 에너지효율 1등급이어야 환급 대상이 되는데 3~5등급에 속하기 때문이다.
12일 한국에너지공단 효율관리제도 홈페이지에 따르면 에너지효율 등급을 받은 삼성전자 TV는 총 1139개이며 이 중 1등급 제품은 233개다.
QLED가 삼성전자의 주력 모델이지만 1등급에는 들지 못 했다. 대부분이 LED TV다. 2~3등급 모델은 10개가 채 안 된다. QLED 모델은 대부분이 4~5등급에 속한다.
라이프스타일 TV로 나온 셰리프·프레임·세로 TV도 3~4등급이다.
상황은 LG전자도 마찬가지다. 에너지효율 등급을 받은 총 961개 중 1등급 제품은 262개지만 LG전자의 OLED는 없다. OLED TV는 모두 3~5등급이다.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을 사용하면 등급이 낮은 제품보다 에너지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다.
일례로 1등급을 받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65인치 TV의 연간 에너지 비용이 2만2000원 수준이라면 4~5등급을 받은 같은 크기의 QLED, OLED TV는 5만원대가 넘는다. 많게는 7만원까지도 나온다. 크기가 커지면 비용은 더 올라간다.
5등급을 받은 85인치 QLED 4K TV는 9만3000원까지 나왔다. LG전자에서 가장 에너지 비용이 높은 제품은 77인치 OLED 시그니처 TV로 8만5000원이다.
LG전자의 2020년형 올레드 TV [사진=LG전자] |
이와 관련,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해상도가 높고 크기가 커질 수록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좋은 등급을 받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5등급을 받은 삼성전자 QLED TV와 LG전자 OLED TV에서 75인치 이상 제품이 절반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QLED나 OLED가 아니어도 75인치이상 초대형 제품은 1등급이 거의 없다.
8K TV의 경우 아직 에너지효율 등급을 받지 못했다. 등급을 책정하는 기술 기준에 해상도 관련 기준이 없어 받지 못 한 것이다. 등급은 없지만 정격 소비전력으로 보면 높은 편에 속한다.
삼성전자 QLED 8K 75인치 TV의 정격 소비전력은 525W인 반면 3등급을 받은 같은 크기의 QLED 4K TV는 210W다.
88인치 OLED 8K TV의 정격 소비전력은 1086W다. LG전자 OLED 8K TV는 크기가 88인치 하나이며 4K OLED TV 중에서는 77인치가 가장 크다. 4K OLED TV 77인치는 665W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밝기와 선명도를 높이다 보니 전력 소비가 많이 들어 고화질, 고휘도 TV는 에너지효율 등급을 잘 받기가 어렵다"며 "크기가 큰 TV들도 높은 등급을 받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우리나라 에너지효율 등급을 책정하는 기준이 높아 좋은 등급을 받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지만 한국에너지공단 측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시험기관의 측정기준은 해외 기준과 국가표준 등을 고려한 것으로 높은 편에 속하지 않는다"라며 "시장 초기 기술이다보니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것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