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영업익 1조원 돌파...생활가전 호조 덕
2Q 부터 코로나 타격 현실화...영업익 하락 가능성↑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LG전자가 1분기 생활가전 사업 호조에 힘입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냈다.
지난해 1분기에는 못 미치는 실적이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생산 차질과 판매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 버팀목 '가전' 덕에 1분기 성적 기대 웃돌아
LG전자는 올 1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14조7287억원, 영업이익 1조904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14조9151억원)보다 1.2%, 전분기(16조612억원)보다 8.3% 각각 감소했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LG전자 실적 추이. 2020.04.07 sjh@newspim.com |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것은 2018년 1분기 이후 2년만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9006억원) 대비 21.1% 늘었으며 전분기(1018억원)와 비교하면 971.1%로 급증했다.
이번 실적은 앞서 증권사들이 내놓은 전망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LG전자가 매출 15조4957억원, 영업이익 8474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LG전자가 이날 공시에서 사업 부문별 실적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가 선전하면서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낼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H&A사업본부는 대개 상고하저 실적을 보이는데 올 1분기에는 코로나19 공포 등의 영향으로 공기청정기나 의류관리기 등 청정 기능을 갖춘 가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올여름 무더위에 대비한 에어컨 수요가 더해지면서 영업이익이 75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점쳐진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도 견조한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부진이 계속되는 스마트폰 사업은 여전히 적자다. MC사업본부의 올 1분기 영업손실은 2500억~3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 코로나19 확산에 2분기 불확실성 '가득'
문제는 앞으로다. 업계에선 LG전자가 올 2분기엔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부터 코로나19가 전세계로 본격 확산되면서 생산 공장이 멈추고 유통망이 마비되는 등 판매에 타격을 받고 있어서다.
특히 코로나19가 중국보다 유럽, 미국 등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LG전자에게 부담이다. 게다가 올림픽 등 TV 사업에 호재로 여겨지는 주요 스포츠 이벤트들이 줄줄이 연기되는 것 역시 부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2분기 매출액은 15조7781억원으로 1분기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이 6824억원으로 이번보다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LG전자의 중국 지역 매출 비중은 5% 미만이지만 북미와 유럽 지역 매출 비중은 사업부문별로 40~50%에 달한다"며 "이제 글로벌 전 지역에서 IT 수요 감소가 확인되고 있어 2분기는 세트 판매 둔화가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상황 악화로 영업이익이 4000억원대로 주저 앉을 것이란 시나리오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스마트폰과 TV 수요가 전년대비 각각 30%, 22% 하락할 전망"이라며 "이로 인해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대비 37% 낮은 4434억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