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황교안, 마스크 쓰지 않은 채 발언대 올라
거리 돌며 시민들과 악수하고 기념사진도 '선뜻'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현(現) 총리와 전(前) 총리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두고 엇박자를 내는 모습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재차 강조했지만 앞서 총리를 지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연일 길거리 유세를 이어가며 적극적으로 유권자와 접촉하고 있다.
'미니 대선'으로 불리는 격전지에서 활발한 선거운동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일각에서는 두 후보가 좀 더 신중한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구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창동 진흥로 일대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2020.04.06 dlsgur9757@newspim.com |
정 총리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거듭 강조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전날인 6일부터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2주 더 연장했다.
문제는 이 같은 정부의 주문이 전(前) 총리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대 격전지인 서울 종로구에서 맞붙는 이 위원장과 황 대표는 모두 전 총리 출신이다. 이 총리는 현 문재인 정부에서 제45대 국무총리를 역임했고, 황 대표는 박근혜 정부 시절 제44대 국무총리를 지냈다. 총리 출신인 이 위원장과 황 대표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종로 곳곳을 누비며 표심을 잡기 위해 유권자들과 적극적으로 만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전날인 6일 저녁 종로구 명륜동을 찾아 1시간 가량 길거리 유세를 벌였고 황 대표 역시 같은 날 종로구 평창동 거리에서 선거운동에 나섰다. 두 후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유세차량 발언대에 올랐다. 이 위원장 측은 앞서 명륜동 유세 당시 "마스크를 착용하면 얘기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고 미리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길거리 유세에서도 적극적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이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종로구 숭인동 출근길 유세에서 지나가는 시민들과 악수를 했고, 황 대표는 전날 종로구 삼청동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시민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 포착됐다.
[고양=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6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시장 인근에서 홍정민 고양병 후보, 이용우 고양정 후보와 함께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2020.04.06 mironj19@newspim.com |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두고 초기 정부 대응을 맹비난한 황 대표가 정작 선거 유세에는 코로나19에 아랑곳하지 않고 시민들과 접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첫 TV 토론회에서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국내에선) 1만명 넘는 확진자와 희생자 183명이 발생했다"며 "이는 (정부가) 최초 방역에 실패한 결과로 생긴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현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 이 위원장 역시 일부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말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국내 확산은 2달여간 지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6일 자정 기준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모두 1만28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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