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 소환조사…구체적 대화방 운영방식·공범 성립여부 등 조사
개명 등 법적조력 포함한 피해자 지원방안 발표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검찰이 미성년자 등 성착취 영상물을 텔레그램을 통해 불법 유포한 이른바 'n번방' 사건 중 '박사방' 주범 조주빈(25)에 대한 고강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디지털성범죄특별수사태스크포스(TF·팀장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는 이날 오전 10시 20분부터 아동청소년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조 씨에 대한 6차 소환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 씨는 점심식사 후 오후에도 변호인 사정으로 인해 변호인 없이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 씨를 상대로 전날에 이어 텔레그램 사용 경위와 지금까지 어떤 그룹 대화방을 운영했는지 구체적으로 조사 중이다. 조 씨와의 공범관계를 특정하기 위해 이 대화방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누가 어떤 방식으로 관여했는지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n번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 성 착취 동영상을 제작·유포한 핵심 운영자 조주빈 씨가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조 씨는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추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한 뒤 경찰차량으로 향했다. 경찰은 지난달 24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조 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2020.03.25 leehs@newspim.com |
조 씨에 대한 전날 조사는 12시간에 걸쳐 변호인이 입회한 상태에서 영상녹화를 하며 진행됐다. 특히 구체적인 텔레그램 대화방 운영 및 활동 내역, 회원 관리 방식, 공범들과의 관계 등을 집중 추궁했다.
또 검찰은 오는 3일 조 씨의 1차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법원에 구속기간 연장을 신청했다. 경찰에서 송치된 혐의가 많고 공범관계가 새롭게 드러나는 상황에서 수사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다른 혐의로 재판 중인 공범들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전날 조 씨에게 피해자 개인정보를 유출한 전 공익근무요원 A씨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한 상태다.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은 오는 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A씨는 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등·초본 발급 보조업무를 하면서 박사방 피해자들과 유료회원 등 200여 명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조회, 17명의 개인정보를 조 씨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온라인에서 아르바이트 구인글을 보고 조씨에게 고용돼 개인정보를 넘겼고 조씨는 이를 협박 수단으로 이용했다.
검찰은 전날에도 조 씨에게 피해자 개인정보를 넘긴 또 다른 사회복무요원 B씨를 불러 조사했다. B씨는 또 다른 피해자 여성이 자신을 만나주지 않자 구청 전산망에 접속해 이 여성과 그 가족의 개인정보를 무단 조회하고 조 씨에게 보복을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현재 이 여성의 신변을 위협한 혐의로 징역 1년2개월을 선고받아 복역한 뒤 출소했지만 개인정보를 불법 유출한 혐의로 다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검찰은 이들 포함 현재 재판 중인 또 다른 공범들에 대해서도 관련 혐의가 추가로 적발될 경우 소환 등을 통해 보강 수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대질신문 계획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수사 상황에 따라 필요할 경우 대질신문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게 검찰 입장이다.
검찰은 공범 수사를 위해 경찰과의 공조도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이같은 수사를 토대로 조 씨와 공범들에게 범죄단체조직죄 적용이 가능한지 추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아울러 검찰은 조 씨 공범 등 사건 수사와 함께 피해 회복을 위한 지원방안도 마련했다. 국선 전담변호사를 선정해 피해자들에게 개명 등을 포함한 법적 조력을 제공하고 대검찰청 시스템을 활용해 인터넷에 유포된 불법 영상물 삭제 등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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