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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갓'부터 '로리대장태범'까지...진화 거듭한 'n번방'

기사입력 : 2020년03월26일 14:20

최종수정 : 2020년03월26일 16:45

시초는 '갓갓'...문지기 역할엔 '와치맨'
켈리, n번방 받은 후 덜미...틈새 파고든 '박사방'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주도면밀한 수법으로 미성년자 등 여성들을 지옥에 몰아넣은 이른바 'n번방'은 무려 1년여 전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확인됐다. 암암리에 소수 회원만으로 운영되던 n번방은 여러 운영진을 거치며 지능화, 조직화됐고 1년여 만에 6만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악마의 방으로 진화했다.

현재까지 경찰 수사로 밝혀진 핵심 피의자는 일명 '갓갓', '와치맨', '켈리', '박사' 그리고 최근 존재가 알려진 '로리대장태범' 등이다. 아직 n번방의 모든 실체가 온전히 밝혀지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계보도는 예상보다 훨씬 복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 지옥의 시작 '갓갓'

2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월 텔레그램에 처음 등장한 n번방의 시초는 '갓갓'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한 인물이다. 갓갓은 당시 텔레그램에 성착취물의 수위에 따라 1~8번방을 만들고 회원을 모집했다. 이 사건의 명칭이 n번방으로 불리는 이유다.

[서울=뉴스핌] 김창엽 인턴기자 = 2020.03.24 artistyeop@newspim.com

갓갓은 메신저 피싱을 통해 여중생들의 개인정보를 빼낸 뒤 경찰인 척 접근해 이를 빌미로 나체 사진 등의 촬영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잠적할 경우 피해자에 대한 신상과 성착취물을 모두 n번방에 공유하는 악랄한 보복을 펼쳤다.

갓갓의 n번방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닉네임 '와치맨'을 통해야만 했다. 와치맨은 호객과 문지기 역할을 동시에 했는데 n번방 입장을 위한 '고담방'을 운영하면서 회원을 모집했다. n번방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고담방에 음란물을 공유하거나 돈을 지불해 와치맨으로부터 접속 주소를 받아야만 했다.

갓갓은 지난해 8월쯤 8개의 비밀방 중 7개를 폐쇄하고 돌연 자취를 감췄다. 당시 갓갓은 n번방에 '수능 준비로 시간이 없어 운영이 어렵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갓갓은 20대 초반의 인물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면서 갓갓은 남은 1개의 n번방을 닉네임 '켈리'에게 넘겨줬다. 당초 n번방은 와치맨이 물려받아 운영했다고 알려졌으나 경찰 수사 결과, 제3의 인물인 켈리가 이를 넘겨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갓갓이 켈리에게 방을 넘긴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제2의 갓갓으로 떠오른 켈리는 n번방을 받은 지 불과 한 달 만에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n번방은 사라졌지만 수많은 아류작이 탄생했다. 조주빈(25)이 운영한 '박사방' 역시 n번방에서 파생된 아류작이다.

조주빈은 갓갓보다 더 나아가 최소 70명이 넘는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만들었고 공범을 모집했다. 여기에는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공익요원과 8급 공무원도 포함됐다. 조주빈은 조직적으로 '박사방'을 운영했고 암호화폐를 받아 챙기는 방식으로 혹시 모를 수사기관의 추적에 대비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박사방이 수많은 회원을 거느리며 막대한 수익을 올리자 또 다시 이를 모방한 비밀방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대표적인 것이 닉네임 '로리대장태범'이 운영한 '프로젝트n방'이다. 로리대장태범은 갓갓의 범행 수법을 따라해 여중생 3명을 꾀어낸 뒤 성착취물 촬영을 강요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성착취물 70여편은 프로젝트n방에 유포됐다.

이외에도 여러 비밀방이 생성됐다 폐쇄하기를 반복한 탓에 전체적인 성착취물 공유방의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현재 텔레그램을 포함해 디스코드 등 성착취물 유통 창구로 추정되는 모든 플랫폼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 마지막 남은 '갓갓'

가장 지독한 범행 수법으로 공분을 자아낸 '박사방' 조주빈의 악행은 경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막을 내렸다.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 수십 차례의 압수수색, 국제공조 수사, 가상화폐 추적 등 각종 특수 수사기법을 모두 동원해 조주빈의 신원을 특정했다.

경찰은 수사 6개월 만인 지난 16일 조주빈과 그 공범들을 붙잡았다. 경찰 조사 결과 박사방 피해자만 미성년자 16명을 포함해 최소 74명의 여성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전날 조주빈에게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n번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 성 착취 동영상을 제작·유포한 핵심 운영자 조주빈 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조 씨는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추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한 뒤 경찰차량으로 향했다. 경찰은 지난 24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조 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2020.03.25 leehs@newspim.com

갓갓의 n번방을 물려받은 '켈리' 신모(32) 씨는 지난해 9월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이후 재판에 넘겨진 신씨는 지난해 11월 열린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한 상태다. 신씨는 갓갓으로부터 n번방을 받아 음란물을 재판매해 25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n번방의 문지기 '와치맨' 전모(38) 씨도 경찰에 꼬리를 잡혔다. 앞서 전씨는 공중화장실에서 여성을 몰래 촬영한 영상 등 불법 촬영물을 게시한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전씨가 n번방을 운영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난달 추가 기소됐다. 이 사건 선고는 내달 8일 열릴 예정이다.

경찰은 지난 24일에는 프로젝트N방 운영자 일당 5명 중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구속된 운영자 중 2명은 10대, 나머지 2명은 20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로리대장태범 배모(19) 씨 등 일당 5명도 지난해 11월 경찰에 붙잡혀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배씨는 '제2 n번방'을 개설 후 성 착취 동영상 76편을 제작, 이 중 일부 음란물을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여중생 3명이다.

n번방의 주요 피의자들은 대부분 잡혔지만 그 시초인 '갓갓'은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다. 일각에선 상당한 지능범으로 알려진 '갓갓'이 경찰의 추적을 따돌릴 만반의 준비를 마쳤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언론을 통해 경찰의 수사 상황을 지켜보며 증거 인멸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경찰청으로부터 '갓갓' 수사를 배당받은 경북지방경찰청은 현재 '갓갓'이라는 닉네임의 운영자 인터넷 프로토콜(IP)을 특정해 추적 중이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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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협상, 명백한 중국의 승리"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중 관세협상에 대해 중국내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승리'를 거뒀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의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미중관세협상 결과를 보도하고 나섰다. 관영매체들은 '승리했다'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협상이 성공적이었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중국의 SNS상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중국이 승리했다는 반응 일색이다.  12일 미중 양국의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추가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전인 2020년 1월 타결됐던 미중 관세협상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당시 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 구매할 것을 약속했고, 강도 높은 지재권 보호 ,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환율 투명성 강화 등을 보장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관세를 일부 인하했다. 하지만 이번 미중 관세협상에서는 양국이 모두 동등하게 115%의 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중국의 미국산 물품 구매나 시장개방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 양보 일변도였던 5년전과 달리 이번 미중 관세협상은 공평하고 평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고, 미국은 끝내 양보했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강대강 전술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양국의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공동성명 발표는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승리이자 중국이 투쟁을 견지한 결과"라며 "미국의 무역 괴롭힘에 맞서 항쟁할 용기가 조금도 없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가 더 무겁다"고 논평했다. 광다(光大)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국제 무역 투쟁에서 패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건하게 맞선 결과 단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가장 먼저 미국에 대등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국내적 국제적으로 대응조치를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중국은 미국과 공평하고 평등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중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췄고, 기술 진보와 군사력 확충 등이 이뤄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지나치게 고무되는 것을 경계하는 논설기사도 나왔다. 신화사는 '중미 경제무역 회담이 세계 경제 압박을 낮추고 신뢰를 증진시켰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양국의 대화 재개는 기쁜 일이지만, 양국간의 의견 차이 해소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ys1744@newspim.com 2025-05-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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