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김종인 '원톱' 체제 선대위 구성
"무너진 경제, 경제민주화 통해 살릴 것"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승리로 이끈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이번에는 미래통합당 지휘봉을 잡고 '반문재인' 선봉장으로 나선다.
김 전 대표는 그동안 통합당의 계속된 선대위원장직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의 삼고초려 끝에 김 전 대표가 마음을 돌렸다. 통합당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것. 김 전 대표는 '원톱' 체제로서 통합당 선대위를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전 대표(오른쪽)가 미래통합당 총괄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뒤 황교안 통합당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미래통합당 제공] |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2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전 10시 30분 황교안 대표와 함께 김 전 대표의 자택에 방문해 설득했다"며 "이번주 일요일(29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당초 김 전 대표는 통합당 공천 과정에서 불만을 드러내며 선대위원장직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태영호 전 공사에 대한 강남갑 논란까지 겹치며 통합당과 거리는 더 멀어진 듯 보였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총선을 20일 앞둔 상황에서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통합당 합류 결정을 내렸다.
박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김종인 대표께서 나라 걱정을 대단히 많이 했다"며 "지난번에 공천 문제 관련 언급은 통합당의 선거 대책과 관련해 말씀 드렸던 것이고 공천이 오늘로서 마무리되기 때문에 공천에 대해서 더 이상 이야기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0일에는 회고록 '영원한 권력은 없다'를 출간했다. 그는 책에서 "영원한 권력이란 없는 법"이라며 "이 순간 재임하고 있는 대통령도 돌아가는 형국을 보니 편안하게 임기를 마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누군가 대통령이 되면 그 세력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승자 독식의 정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박근혜의 비극은 되풀이되고 또 되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어쩌면 나는 국민 앞에 두 번 사과해야 한다. 하나는 박근혜 정부가 태어날 수 있도록 했던 일이고 다른 하나는 문재인 정부가 태어날 수 있도록 했던 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선거를 지휘했다. 문재인 대표가 한 발 물러나며 민주당 총선을 지휘한 그는 친노(친노무현계), 친문(친문재인계)의 대표 주자로 일컬어지던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정청래 전 의원 등을 과감히 컷오프(공천 배제) 시켰다.
정 의원은 선거유세단을 이끌며 백의종군했으나 이해찬 대표는 반발, 탈당하며 세종에서 무소속을 출마해 당선된 후 복당했다. 김 대표는 이들을 배제하고 비례대표에 경제통인 최운열 의원을 영입하고 본인 스스로도 비례 2번에 배치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20대 총선에서 이해찬 대표를 잘라냈지만 총선을 승리로 이끈 김 전 대표의 몸값은 높아졌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수세에 몰렸던 통합당 입장으로서는 김 전 대표의 영입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김 전 대표는 코로나19 국면에서 경제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경제정책들을 내놓을 전망이다. 김 전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 조항을 1987년 민주화 개헌 당시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태우 정부에서는 청와대 경제수석, 보건사회부 장관을 역임했다.
신세돈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김 전 대표는 현 헌법체제 하에서 119조 1호 1항 경제민주화의 원조다"라며 "미래통합당에서 김 전 대표가 구상했던 경제민주화에 충실한 공약이나 정책들이 나올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