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이견차 여전하고,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화 어려워"
"친서로 北 급격한 도발 가능성은 낮아져…현 상황 유지"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랜 만에 친서 외교를 이어가면서 북미 대화 재개 시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북미 대화가 이뤄지는 시기를 미국 대선 이후로 꼽았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22일 담화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코로나19 방역협력 의향을 밝혔다고 해 관심이 높아졌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조미(북미) 두 나라 관계발전에 커다란 난관과 도전들이 가로놓여 있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친서를 보냈다"며 "우리 위원장 동지와 훌륭했던 관계를 계속 유지해보려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좋은 판단이고 옳은 행동이라고 보며 응당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2월 27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만찬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찬 중 웃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해 2월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 대화가 이견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북미 정상들의 친서 외교가 재개되면서 양국 간 비핵화 대화가 재개될지 여부에 관심이 높아졌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를 통해 발표한 것은 북한 나름의 예우로 평가된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양 정상이 우의를 나눈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는 시점을 미국 대선 이후로 평가했다. 특히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미국 대선도 유동적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전문가들은 올 해 이후에야 북미 관계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2월 27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만찬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찬 중 웃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미 간 관계는 미국의 대선일정이 끝나야 무엇이라도 될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에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에 최대한의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지금 양 정상의 친서는 상황 악화를 막는데 초점이 있는 것이지 이것을 통해 북미 관계 개선 쪽에 있는 것은 아니다"며 "지금 정상 간 만남은 어렵고 의미도 없다"고 전망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도 "본격적인 북미 대화는 미국 대선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최 부원장은 "대선 전에 만난다면 정말 의미있는 협상이 된다면 가능하지만 지금은 가능성이 낮다"며 "그렇다면 괜히 말도 안되는 협상을 하면 대선에 악재가 될 수 있으므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상태로 대선까지 끌고 가려 할 것이고, 북한도 트럼프 재선 이후에 협상을 하자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친서로 북한이 급격한 도발을 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최 부원장은 "이번 친서로 북한이 급격하게 도발적 상황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확인됐다"며 "다만 북미가 대화 모드로 전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 부원장은 4월 중순 이후 북미가 실무협상을 열 가능성은 열어뒀다.
조 교수도 "북한은 지난해부터 강조한 방역을 강조할 것이다. 평양종합병원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것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며 "양 정상의 친서는 이 상황에서 북미 관계를 나빠지지 않게 유지해갈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