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클라우드 미팅, 전체 다운로드 1위 국가 급증
코로나 양극화·재택근무 활성화 주목
[실리콘밸리=뉴스핌] 김나래 특파원 = 오전 9시, 화상회의 솔루션 업체 줌(Zoom)으로 화상 인터뷰. 오후 1시 백악관 기자회견, 오후 3시 벤처투자자의 피칭을 온라인으로 시청한다.
코로나가 바꿔놓은 기자의 취재 일상이다. 오프라인 상에서의 만남들을 모두 온라인상으로 옮겨 놓았다. 코로나19가 쏘아올린 언택트(Uncontact, 비대면)경향이 점점 확산될까.
[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 2020.03.21 ticktock0326@newspim.com |
실제로 전 세계 각지에서 이동 자제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권장되고, 재택근무가 증가함에 따라 연관된 앱들의 다운로드 숫자와 사용시간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협업 앱인 '줌 클라우드 미팅'의 경우 16일 기준 전세계 35개 국가에서 전체 다운로드 1위(iOS, 게임 포함 전체 앱 기준)를 기록했다. iOS 기준 비즈니스 앱 카테고리에서 1위를 기록한 국가는 무려 90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도 팀즈의 이용현황을 공개 했는데, 지난해 11월 2000만명 수준이었던 일일 이용자 수는 이달 11일 3200만명, 같은 달 18일 4400만 명까지 확대됐다. 최근 일주일 간 증가폭이 지난 4개월 치와 비슷한 셈이다.
이처럼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몇몇 기업들이 실시한 재택근무가 이제는 새로운 생활표준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른바 '코로나 뉴노멀'이다. 경제에 직격탄을 안긴 코로나19가 역설적이게도 재택근무 산업 성장의 시험대 및 촉매제가 됐다.
하지만, 코로나19발 재택근무가 확산 중인데 벌써부터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 나온다. 장기적 관점에서 재택근무는 집단 차원의 동기부여 및 창의성 향상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또 일하는 시간이 회사에서 근무할 때보다 오히려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더 많아진다는 연구 보고서도 등장했다.
실제로 재택근무에 실패한 사례가 적지 않다. 미국의 컴퓨터 기업 IBM이 대표적이다. 이 기업은 1993년 원격근무를 도입했지만, 지난 2017년 24년의 전통을 깨고 전 직원을 사무실로 불러들였다. 낮은 수준의 업무생산성이 이유였다. 사무실 복귀가 싫다면 아예 회사를 떠나라고 경고했을 정도다.
야후 역시 2013년 재택근무를 폐지했으며, 대형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세계의 IT 기업들이 '집보다 더 머무르고 싶은 사무실을 만들겠다'고 공언할 뿐 실제로 '집에서 일하라'고는 말하지 않는 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한편으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 유무에 따라 사회계층의 양극화를 가져왔다는 의견도 있다. 배달원, 식당 종업원, 가사·육아도우미, 헬스 트레이너 등 서비스업 등 수많은 긱 노동자과 취약계층들은 여전히 재택근무가 불가한 만큼 전염병에 더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재택근무가 가능한 사람은 전체 노동자 중 29%에도 미치지 못한다. 미국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총 1억4400만 명인 미국 노동자 중 재택근무에 임할 수 있는 노동자는 4200만 명 미만이었다.
코로나19로 만연해진 언택트 문화가 블랙 스완이라면 위기 이후에도 전처럼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뉴노멀을 당긴 것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취재환경 뿐 아니라 일상과 비즈니스 전반이 바뀐 코로나 이후의 뉴노멀에 모두가 적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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