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선까지 밀리다 20일 7.44% 급등 마감
한미 통화스와프·금융시장 안정화 대책 효과
"증시 방향성 여전히 불투명" 전망 속 정책 기대감↑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코스피가 열흘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개인 매수-외국인 매도' 기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코로나19로 파생된 극도의 공포심리가 외환시장까지 확대된 가운데 향후 정부 주도의 정책효과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전망이 점차 힘을 얻는 모양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의 코스피 지수가 1,566.15를 나타내고 있다. 오늘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8.51포인트(7.44%) 오른 1566.15로 장을 마감했다. 2020.03.20 pangbin@newspim.com |
지난 20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108.51포인트(7.44%) 급등한 1566.15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8거래일만에 반등이며, 전날 1457.64까지 하락한 이후 하루만에 1500선을 회복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19일까지 코스피는 극단적 패닉셀의 향연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완화정책에도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한채 연일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증시 뿐 아니라 채권, 원자재, 환율시장 모두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다.
19일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에 나란히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하는 등 하루에만 130포인트 이상 폭락하며 10년만에 최저치에 도달했다. 환율시장에서도 달러/원 환율이 전 거래일 대비 40원 오른 1285.7원에 마감하며 2009년 이후 최대 상승폭,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스트레지스트(Strategist)는 "신용 및 주식시장에서 시작된 금융시장 위기가 외환시장까지 빠르게 전이됐다"며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현상 강화로 외국인 순투자 감소 폭이 확대되며 외환 수요에 심대한 압력을 가했고, 여기에 글로벌 자산 운용기관들의 달러 유동성 부족까지 겹쳐 급격한 수급의 불균형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외국인 투매는 20일까지 꾸준히 이어졌다. 지난주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3조3973억원에 달했다. 최근 12거래일 연속 순매도며, 범위를 확대하면 최근 20거래일 가운데 19거래일에서 매도 우위가 나타났다.
때문에 거래 마지막 날 급반등에도 이번주 증시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 일색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공포가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글로벌 현금 수요 급증에 따른 달러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 하락 속도와 폭은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 당시보다 빠르다"며 "지수형 상장지수펀드(ETF)와 프로그램 및 알고리즘 매매 비중 증가, 자산배분 펀드 환매 등 과거 대비 높은 패시브 비중이 변동성을 더욱 높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미 통화스와프를 비롯해 정부 차원의 정책 대응이 발빠르게 이뤄진 점은 시장 안정화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정부는 지난 19일 약 10조원 규모의 채권안정펀드 조성 등이 담긴 시장안정화 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20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의 600억 달러 규모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 소식을 공개한 바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스트레지스트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은 패닉장세에 시달리던 코스피 시장에 단기 바닥, 기술적 반등의 계기로 작용했다"며 "이번에도 외환시장은 물론 패닉장세를 연출하고 있는 한국 금융시장의 불안심리를 일정부분 제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음 주 시장 이목은 정부의 제2차 비상경제회의 간 구체화될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에 집중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까지 장세 변화를 논하긴 시기상조지만, 정부의 정책 대응은 외국인 투매공세에 맞서는 수급 완중기제로서, 가뭄의 단비 같은 긍정 요소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