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코스피 5900억원·코스닥 1200억원 순매도
"피치, 세계 국가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 커졌다고 진단"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코스피가 1600선 마저 내줬다. 2010년 5월 이후 약 10년만에 지수가 다시 1600선 아래로 내려왔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신용 리스크 이슈 등이 불거지면서 외국인이 대거 주식을 팔았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81.21P(포인트), 4.86% 내린 1591.20P에 거래를 마쳤다. 2010년 5월 26일 1582.12P를 기록한 뒤 약 10년만에 지수가 다시 16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전 세계적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1.24포인트(4.86%) 내린 1,591.20에 마감했고 달러/원 환율은 2.2원 오른 1,245.7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0.03.18 alwaysame@newspim.com |
이날 오후 들어 나스닥 지수선물에서 주식 거래가 일시 중지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면서 국내 증시 하락 폭도 커졌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장기화 여파가 경제지표 부진·쇼크, 신용등급 이슈로 가시화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음료 제조업체인 차이나휘위안그룹이 2억 달러 규모 달러채에 대한 이자지급에 실패했다고 전해진다"며 "코로나19 이전부터 문제가 됐던 업체로 2019년 8월부터 거래가 중단된 기업이지만, 기업 부도, 달러채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이슈는 불안한 투자심리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코로나19 확산은 진정되고 있지만,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산업 구조를 가진 한국 증시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침체, 신용 리스크 이슈는 한국 경제·산업·증시에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도 지수 낙폭을 키웠다.
이 연구원은 "최근 취약 신흥국들의 환율 약세가 심화되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 중 10원 이상 급등락했다"며 "환율 변동성 확대는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코스피 하방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나스닥 지수선물도 4% 넘게 내리며, 코스피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 재무부에서 추진 중인 1조 달러 경기 부양정책의 의회통과 여부에 의구심이 커지고, 여기에 호주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호주 달러와 함께 주식시장이 6% 이상 하락했다"며 "신용평가사 피치가 세계 국가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고 전했다.
그는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회사채 매입 등 글로벌 정책공조가 패닉장세에는 일정부분 제동을 걸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다"라며 "궁극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수 증가세 둔화, 유가 안정으로 인한 하이일드 스프레드 안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984억원, 4362억원 순매도 했다. 개인은 9146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3.59%), SK하이닉스(-9.08%), 삼성바이오로직스(-4.07%), 네이버(-3.31%)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내렸다. LG생활건강은 3.85% 상승했다.
코스닥도 5%대 낙폭을 보였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29.59P, 5.75% 내린 485.14P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29억원, 70억원 순매도 하며 지수를 내렸다. 개인은 1199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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