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기아차 노조 상경 집회…"고객신뢰 상실·주주 손실 책임져야"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기아자동차 노조가 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의 친환경 인증 미달 사태에 대한 책임을 박한우 사장에게 물었다.
18일 금속노동조합 기아차지부 등에 따르면 노조는 전날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쏘렌토 생산 개발과 양산까지 총괄하는 박한우 사장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노동조합이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사전 계약한 고객 피해 보상금 300여억원과 13일 동안 양산 지연으로 발생한 생산 차질 5980대, 매출액으로 환산시 2400여억원의 손실을 입혔다"며 "나아가 기아차 이미지 훼손과 신뢰 추락에 따른 주가 하락 등의 모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쏘렌토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영업일 기준 18일 동안 2만6368대의 사전계약을 달성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디젤 모델만 집계해도 1만3491대의 계약됐고, 나머지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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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기아자동차 본사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75회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3.15 pangbin@newspim.com |
특히 쏘렌토 사전계약 첫날 계약량은 국내 자동차 역사상 신기록이었다.
박한우 사장은 지난 20일 서울 반포 세빛섬에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 주관 '2020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참석해 "기아차 중형 SUV 신형 쏘렌토의 첫날 계약대수가 1만8800대를 기록했다"고 자평했다.
이 같은 사전계약 규모는 기아차 외에 현대차를 포함해도 신기록이다. 지난 1월 제네시스 GV80은 출시 하루만에 1만5000대를 기록했고, 앞서 출시된 현대차 더뉴 그랜저는 사전계약 첫날 1만7294대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튿날 쏘렌토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의 사전계약이 중단됐다. 정부의 에너지소비효율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친환경차 세제혜택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5.3km/ℓ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비 기준에 0.5km/ℓ 미달했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 계약자에게 세제 혜택에 해당되는 최대 230만원을 보상하기로 한 것이다. 이 같은 보상은 박 사장 등 기아차 경영진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를 최우선 시하는 보상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경영상의 실수라는 지적이 중론이다.
노조는 이와 관련 "300억원이 넘는 피해 보상금액과 이미지 추락에 따른 기아차에 대한 불신의 문제는 수천억원이 넘는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므로 신차 개발과 양산 등 국내사업부를 총괄했던 박한우 사장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주가는 지난 2월 19일 4만1300원대에서 3월 2일 3만5300원대로 추락해 주주님들의 손실이 막대한 실정"이라며 "국내영업본부와 신차 상품기획을 총괄했던 박한우 사장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하며 그것이 책임 경영을 실천하고 기아차에 실망한 고객들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라 사료된다"고 주장했다.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