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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큐 교수도 1000달러씩 주자고 해"...與 지도부, 재난기본소득에 성큼

기사입력 : 2020년03월16일 19:07

최종수정 : 2020년03월17일 11:04

美 맨큐 교수 "모든 미국인에게 1000달러씩 지급하자"
김경수 물꼬 튼 이후 민주당 지자체장들 연이어 제안
김부겸 "소상공인·택시기사 등에게 월 100만원 지급"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재난기본소득으로 불리는 보편적 긴급생계지원에 대해 한발 한발 다가서고 있다.

'총선을 겨냥한 현금 살포'라는 비판을 의식해 그간 민주당 지도부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 민주당 소속 영남권 일부 의원들과 원외 후보들, 지방자치단체장 위주로 재난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차원에서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자 당 지도부에서 찬성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3.16 kilroy023@newspim.com

◆ 맨큐 "모든 미국인에게 1000달러씩 즉시 지급하자" 제안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제3차 코로나 국난극복위원회에 참석해 "미국의 보수적 경제학자인 맨큐도 정부 부채를 걱정 말고 방역당국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주고 국민에게도 (1인당) 1000달러 현금을 줘야한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맨큐의 경제학'으로 유명한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모든 미국인에게 1000달러씩 즉시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맨큐 교수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을 지내기도 하는 등 자유시장의 가치를 옹호하는 대표적 보수진영 경제학자다.

국민 여론도 재난기본소득에 점차 찬성하는 분위기다. YTN <더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재난 기본소득제 도입 에 대한 국민 여론을 조사한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이 48.6%, '반대한다' 34.3%로 집계됐다.

'모름/무응답'은 17.1%다.(이번 조사는 13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만2160명에게 접촉해 최종 505명이 응답을 완료, 4.2%의 응답률을 나타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

지난 3월 3일 오마이뉴스가 의뢰한 리얼미터의 유사한 조사(찬성 42.6% vs 반대 47.3%)보다 찬성은 6.0%p 많아졌고 반대는 13.0%p 적어진 것으로 나타나 찬성 여론이 우세해졌다.

◆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재난기본소득…김경수·박원순·이재명 등 제안

재난기본소득은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개별 국민의 소득 크기와 상관없이 같은 액수를 제공하자는 주장이다. 과거 시민사회 일각에서 주장한 '기본소득론'의 경우 매년 일정 현금을 지급하자는 주장인데 반해 재난기본소득은 일회성 지급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지난 8일 오후 코로나19관련 브리핑을 갖고 "모든 국민에게 재난기본소득 100만원을일시적으로 지원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제안했다. [사진=경남도] 2020.03.08

여권에서 가장 먼저 재난기본소득을 꺼내든 사람은 김경수 경남지사다. 김 지사는 지난 8일 "모든 국민에게 재난 기본소득 100만원을 일시적으로 지원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후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연이어 재난 기본소득 도입에 찬성 의견을 피력했다.

최근에는 김민석 전 의원과 김영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민주당 원외 후보자 52명이 '재난소득추진모임'을 결성하고 소득 3분위에서 6분위 해당 가구 약 1800만명에게 1인당 50만원씩을 지급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또 전주시는 지난 10일 경제위기가구 약 5만명에게 각각 50만원을 직접 지원하는 전주형 재난기본소득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홍콩도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모든 18세 이상 영주권자에게 1인당 1만홍콩달러(약 150만원)를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 기재부 반대 입장…김부겸 "소상공인·일용직·택시기사에게 지급하자"

당 안팎에서 재난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민주당이 실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재정안정을 이유로 기획재정부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따라서 일부 지역과 일부 계층을 대상으로 직접 지원금을 배포하는 형식의 선별적 재난극복소득 등이 거론된다.

선별적 복지라는 점에서 기본소득 취지와는 거리가 있지만 피해 규모를 일일이 파악하는 대신, 특정 직업군에 해당하거나 소득이 일정액 이하면 현금을 지급한다는 점에서 종전 방식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예컨대 김부겸 민주당 의원과 대구시 민주당 시의원·구의원 일동은 이날 '대구·경북 생업·생계 지원 추경 건의 건의문'을 통해 18만 소상공인에 대해 월 100만 원의 생업지원 3개월 지급 ▲대구시 취약 계층 32만 가구에 대해 월 52만원 3개월간 지원 ▲일용직 근로계층 6만 가구에 대해 월 123만원의 최저생계비를 3개월간 지원 ▲대구 택시업 종사자 1만5000명에게 월 100~150만원씩 3개월간 생계지원 등을 제안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께서도 상상력을 발휘해 보라고 하지 않았는가"라며 "홍콩이 1인당 150만원 규모의 (일회성) 기본소득을 도입했듯 우리도 여러 가지 방식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최고위는 이날 코로나 국난 극복을 위해 이인영 원내대표 산하에 민생경제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추가로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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