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BMW·벤츠 판매 증가세 이어져...국산차 판매 감소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코로나19 여파가 국내 완성차와 수입차 업체의 판매 실적 희비를 갈랐다.
현대·기아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는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부품 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지난달 국내 공장 '셧다운' 사태를 맞게 돼 판매에 직격탄을 맞은 반면, 수입차 업체의 판매량은 오히려 늘었난 것.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BMW와 벤츠가 국내 수입차 시장을 장악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지난달 1월 출시된 제네시스 GV80의 출고 지연과 현대·기아차 주요 차종 판매 감소, 소비 심리 위축 등 복합적 요인이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 공장[사진 현대차] |
◆ 인기모델 할인 앞세운 BMW, 벤츠 추격 속도 높여...일본차 부진 지속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는 1만5885대로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수입차 업계 1위 벤츠와 2위 BMW의 양강 구도가 이어진 가운데 양사의 격차는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브랜드별 등록대수는 ▲메르세데스-벤츠 4815대 ▲BMW 3812대 ▲쉐보레 973대 ▲볼보 928대 ▲미니 768대 ▲폭스바겐 710대 ▲아우디 535대 ▲토요타 512대 ▲렉서스 475대 ▲랜드로버 459대 순이다.
지난달 벤츠는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율은 보인 반면 BMW는 62% 증가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는 두 배 이상의 판매량 차이를 보였으나 BMW가 벤츠를 추격한 것이다.
BMW는 대표 차종인 520이 1월(331대)에서 691대로 증가했고, 3시리즈 가솔린과 디젤 모델도 늘어났다. 320d 그란투리스모는 1월 37대에서 지난달 117대로 증가하는 등 인기 모델의 고른 상승세가 이어졌다.
이를 통해 BMW는 1월 2708대에서 2월 3812대를 기록한 반면, 메르세데스-벤츠는 같은 기간 5492대에서 4815대로 줄어들게 됐다. 각사의 모델별 할인율 규모도 이 같은 결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볼보와 미니, 폭스바겐 등 상위권 업체의 약진이 돋보였다. 볼보는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률을 보였고, 미니도 21% 늘어났다. 지난해 2월 인증 취소 등 이유로 62대 판매에 그친 폭스바겐은 지난달 710대를 팔아 무려 1045% 증가율을 나타냈다.
베스트셀링 모델은 ▲BMW 520(691대) ▲메르세데스-벤츠 E 300 4MATIC(670대) ▲메르세데스-벤츠 A 220 세단(661대)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574대) ▲쉐보레 콜로라도(433대) 순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토요타를 비롯한 닛산과 혼다 등 일본차 업체의 부진이 이어졌다. 지난해 7월 일본 불매 운동 여파가 남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년 동기 대비 ▲렉서스 63% ▲토요타 41% ▲혼다 55% ▲닛산 24% 등 각각 감소했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완성차 2월 판매 실적 2020.03.02 peoplekim@newspim.com |
◆ 생산 차질에 소비 심리 위축...국산차 '직격탄'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달 총판매량은 50만521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5% 감소했다. 내수만 본다면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26.4% 줄어든 3만9290대, 기아차도 13.7% 감소한 2만8681대에 그쳤다.
1월 말부터 불거진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부품 공장이 2월 초까지 문을 닫으면서 '와이어링 하니스' 등 부품 공급이 중단돼 생산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1차적인 이유는 생산 차질이지만 이 보다 코로나19 감염에 대비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외부 활동을 줄였다는 점이 판매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소비 심리도 침체될 수 밖에 없다.
국산차 영업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이 전시장에 찾지 않는 데다, 일부 영업사원들은 재택근무 등으로 영업해 판매에 어려움이 크다"며 "대중 브랜드일수록 이 같은 현상이 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부터 6월까지 승용차 구매 시 100만원 한도 내에서 개소세를 5%에서 1.5%로 70% 인하하기로 했다. 개소세 최대 100만원, 교육세 30만원(개소세의 30%), 부가가치세 13만원(개소세·교육세 합산액의 10%) 등을 모두 더하면 가격 인하 효과가 최대 143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현대차는 아반떼, 쏘나타, 코나, 싼타페 등 주요 인기 차종 약 1만1000대에 한해 2~7% 할인에 나서며 공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는 탓에 얼어붙은 소비 심리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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