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사헌 기자 = 새해 연두교서를 앞두고 주요 방송사 앵커들을 초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존 볼턴 전 보좌관을 배반자라며 맹비난하는 한편, 민주당 이이오와 코커스를 '낭패'라며 조롱했다고 CNN뉴스가 4일(현지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대통령은 매년 연두교서 직전에 백악관으로 주요 방송사 앵커를 초청해 오찬 만찬행사를 한다. 이 자리에서 대화는 '보도금지(오프더레코드)'가 되지만, CNN은 "우리는 올해 대통령 만찬에 초대받지 않았기 때문에 보도금지 의무는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로터 뉴스핌] |
CNN 보도에 따르면, 만찬 참석자들 중 2명의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앵커들 앞에서 볼턴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으면서 그를 '반역자(turncoat)'로 몰아세웠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전 보좌관이 늘 '대사'라고 불리기를 원했다고 조롱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알렸다. 그는 볼턴이 백악관 활동시절을 다룬 회고록을 출간하면 범죄행위가 될 것이라면서, 그가 자신을 대사라는 직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고 이들은 전달했다.
트럼프는 또 민주당의 아이오와 코너스 결과 발표가 지연된 데 대해 "낭패(fiasco)"라면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에 대해 장황하게 평가하기도 했다고 한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끔직한 인물(nasty)"라고 부르는가 하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서는 증거도 부족한 상황에서 계속 그의 아들 존 헌터의 우크라이나에서의 행적에 대해 오랜 시간 비난을 거듭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중간집계에서 선두를 차지한 피터 부티지지에 대해서는 그가 하는 주장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만 했을 뿐 별다른 추가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만찬 참석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위기에 대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전쟁이 임박한 상황이었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사령관을 살해한 직후 트럼프는 솔레이마니가 미국 대사관을 폭파할 것이란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후 이란은 이라크의 미군 주둔 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했으나 미국과 이란 간 전운은 더이상 고조되지 않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여론조사 지지율과 경제적인 성과에 대해서도 심하게 자기 자랑을 늘어봤다고 만찬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에 대해 비판적인 언사를 내놓다고 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적인 성향의 라디오 쇼 '러시 림보 쇼'를 31년간 진행해 온 러시 림보 씨에게 "자유의 메달"을 수여할 것이라고 이 자리에서 밝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림보 씨는 오랫 동안 트럼프의 확고한 협력자였고 작년 연휴 때 팜비치의 골프클럽에서 트럼프와 만잔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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