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선박·자동차 늘고 디스플레이·무선통신·철강·석유화학 줄고
지난해 수출 증가율 -15.6% 감안 시 미미한 반등
반도체 제외 시 -1.59% "반도체 편중 여전"…연간 수출 '상저하고'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올해 반도체 등 국내 7대 주력 업종의 수출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반도체 등 7개 수출 주력업종의 2020년 수출액이 전년 대비 2.16%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7개 주력 업종 가운데 올해 수출 증가 업종은 반도체(9.0%), 선박(7.0%), 자동차(3.9%)이며 수출 감소 업종은 석유화학(-3.1%), 철강(-5.0%), 무선통신기기(-6.4%), 디스플레이(-10.0%)로 조사됐다.
한경연 측은 "전년도 7개 수출 주력업종의 수출 증가율이 –15.6%이었음을 감안할 때, 올해 2.16% 증가 전망치는 기저효과에 의한 미미한 반등에 불과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특히 이번 예상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관련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출이 급속히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고=한국경제연구원] |
앞서 한경연은 지난 1월 30일 전경련회관에서 수출 주력업종별 협회 정책담당 부서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0년도 수출 전망 및 활성화 과제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서는 올해 업종별 수출 전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영향, 수출 활성화 과제 등이 논의됐다.
한경연 측은 "전망치대로라면, 이들 7개 업종의 올해 수출액 합계는 2712억 달러(약 322조 원)로 지난해 수출액 합계 2654억 달러보다 58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업종별 수출 증가 주요 요인으로는 반도체에서 5G 본격화·시스템반도체 수출 증가, 선박에서 LNG 업황 호조에 따른 LNG 운송선박 수주 증가, 자동차에서 신차 투입 확대 및 글로벌 자동차 시장 회복세 등이 거론됐다.
올해 업종별 수출 감소 주요 요인에 대해서는 디스플레이에서 LCD 물량 축소·가격 하락, 무선통신기기에서 국내 생산공장 해외 이전 및 중국과의 경쟁 심화, 철강에서 제품 가격 인상 곤란·글로벌 철강 수요 둔화, 석유화학에서 미·중의 대규모 생산시설 증설에 따른 공급 확대 등이 지적됐다.
한경연 측은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올해 수출액은 작년보다 1.59%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수출경기의 반도체 편중 현상이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한경연은 전망 조사에 참여한 업종별 협회 관계자들의 말을 빌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과 관련, 사태 장기화 시 수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중국에 공장을 둔 우리기업들의 부품 공급 장애에 따른 생산 차질은 물론, 중국 내수 위축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침체가 우려된다"고 했다.
한편 올해 7개 수출 주력업종의 반기별 수출 전망은 상저하고(上低下高) 패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중 이들 업종의 수출액은 4.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하반기에는 9.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경연 측은 "업종별 협회 정책담당 부서장들은 수출 활성화를 위한 기업과제 우선순위로 품질·디자인 향상, 수출 품목·지역 다변화, 현지기업과의 네트워크 구축 순으로 꼽았다"며 "정부 지원과제의 우선순위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완화 노력, 수출 신시장 개척 지원, 수출 확대 정보수집 및 기업제공 등이었다"고 말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