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좁고 어둡고 낙후돼 걷기 힘들었던 영등포역 일대 가로가 장소성을 살린 새로운 명소로 다시 태어난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영등포역 인근 경인로와 문래창작촌(문래동 이면도로) 일대 3곳의 '특화가로' 조성을 위한 아디이어 공모결과 네온조명과 바닥분수, 틈 등을 배치하는 계획안이 선정됐다.
이번 특화가로 조성 대상이 된 3곳은 ▲영등포역~대선제분 일대(745m) ▲문래창작촌 및 기계금속산업 밀집지(1955m) ▲경인로(영등포역~도림천 구간 1418m)다.
영등포·경인로 일대는 1900년대 초 조선맥주를 비롯해 경성방직, 조선피혁주식회사와 같은 대규모 공장지대를 형성하며 한국경제 성장을 견인한 산업 중심지였다. 지금은 1500여 개에 이르는 소규모 기계금속 공장을 중심으로 뿌리산업 생태계가 이어지고 있고 2000년대 초부터는 소규모 문화예술 공방과 예술촌이 들어서면서 영등포만의 독특한 장소성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대형 공장들이 지방으로 대거 이전하고 그 자리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이 들어서면서 산업활력이 크게 저하됐다. 특히 경인로는 물리적 보행환경과 가로환경 개선이 시급한 곳으로 꼽힌다. 또 문래동 이면도로는 단조로운 아스콘 포장과 좁은 도로로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어 개선요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아이디어 공모전은 영등포 경인로와 문래창작촌 특화가로 조성을 위한 기본구상 수립에 앞서 시민들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수렴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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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대상 수상작 'ON 문래' [자료=서울시] 2020.02.03 donglee@newspim.com |
공모전에서 대상으로 선정된 'ON 문래'는 기존 기계금속공장 지역에 자리한 문래창작촌이 소공인과 예술인, 방문객 모두를 위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빛(네온조명), 물(낮은 바닥분수), 틈(건물 사이 유휴공간) 등을 배치하는 구상을 내놨다.
심사위원단은 "철과 물, 빛과 색이라는 요소를 상호보완적으로 조화시켜 도전적으로 적용하고, 가로의 공용영역에만 갇히지 않고 가로를 구성하는 건물과 건물 사이 틈도 함께 다룬 점 등이 돋보였다"며 심사평을 밝혔다.
최우수상을 받은 '함께, 같이 키우다(Co Co – Farm)'는 영등포고가 하부에 인근 소공인·예술인이 함께 키우는 스마트팜과 재배한 채소로 샐러드를 만들어 파는 카페를 만들어 거리를 활성화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번 공모전에서 수상된 10개 작품은 3일부터 12일까지 서울시청 본관 1층 로비에서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영등포 특화가로 조성은 낙후된 영등포역 일대 약 51만㎡를 서남권 경제 중심지로 육성하는 '영등포·경인로 일대 도시재생활성화사업'의 하나로 추진된다. 재생사업 등으로 향후 일대에 들어서게 될 대선제분 문화공장, 제2세종문화회관 같은 주요 거점을 '보행'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접근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시는 영등포·문래동 지역의 자생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도시재생활성화사업을 '25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번 특화가로 조성 아이디어 공모에서 나온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참고해 지저분하고 불편한 골목길과 보도가 시설물만의 개선을 넘어 또 하나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