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화장품株 보다 실질적 피해 덜 할 것"
JYP '글로벌 오디션 프로젝트' 등 주가 상승재료 충분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지난해의 부진을 딪고 회복세를 나타내던 엔터테인먼트 관련주(이하 엔터주)의 주가가 또다시 뒷걸음질 치고 있다.
올 초 한한령(限韓令) 완화 기류에 힘입어 반등을 시도하던 엔터주들이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에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다만 엔터주들이 신종 코로나로 받는 타격이 중국 관련주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엔터주들의 주가 상승 재료가 산적해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JYP Ent.(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전일 대비 2.95% 내린 2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와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각각 2.38%, 2.92% 하락했다.
JYP Ent.(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 최근 3개월 주가추이 [자료=네이버 증권화면] |
지난해 일명 '버닝썬 사태'와 한일관계 악화 등의 악재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낸 엔터주는 올 들어 기사회생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기대감을 모았다. 특히 지난 13일 한한령 해제 기대감 속에 에스엠과 제이와이피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8.98%, 10.85% 상승했으며, 와이지도 9.29% 올랐다. 그러나 설 연휴 뒤 개장 첫날인 28일 엔터 3사의 주가는 신종 코로나 확산 여파에 6~8%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연예계는 각종 행사와 공연을 줄줄이 연기하고 있다. 에스엠 소속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는 지난 28일로 예정됐던 컴백쇼 '슈퍼주니어 더 스테이지'의 모든 녹화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내달 1일로 계획된 태연의 싱가포르 공연과 같은 달 7,8일 마카오에서 예정됐던 NCT 드림의 공연 일정도 잠정 연기됐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공연이 연기되고 있지만 엔터주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입국자의 30~35%가 카지노와 면세점 등의 인바운드 영업은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엔터주는 중국 없이도 올해 두자리수 시장 성장률이 가능한 구조"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은 애초에 플러스 알파에 대한 기대감 정도였다"고 진단했다. 엔터주의 하락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한설로 커진 기대감이 잦아든 정도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또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후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활동이 사실상 중단됐다는 점을 상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화장품·엔터·레저 담당 증권사 연구원도 "엔터사의 경우 실질적인 중국 매출이 없었다고 봐야한다"며 "그렇기에 엔터사들이 실적 측면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로 잃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엔터주 상승세 배경에는 중국과 관련된 기대감이 있었다"며 "센티멘털 악화는 불가피하지만 화장품과 여행주처럼 매출이 직접적으로 인바운드(외국인 여행객)와 연결되는 종목과 비교하면 신종 코로나 관련 영향은 훨씬 적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향후 한두 달 정도 공연이 지연될 가능성은 있지만 카지노주 등과 비교하면 받는 영향은 미미할뿐더러 엔터사는 공연뿐만 아니라 앨범과 음원 판매를 통해 얻는 매출액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또 "공연의 경우 돔 투어를 비롯해 일본에서 얻어들이는 수익이 크다"고 부연했다.
이 밖에 엔터주의 상승 재료가 충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제이와이피와 일본 소니뮤직의 글로벌 오디션 프로젝트인 '니지프로젝트' 시즌1 방송이 이날(31일)부터 10부작으로 OTT(온라인동영상제공서비스) 플랫폼 훌루를 통해 방영된다. 와이지의 경우 아이돌그룹 빅뱅이 오는 4월 미국 최대 음악 축제인 '코첼라 밸리 뮤직&아츠 페스티벌'에 출연을 확정 지어 완전체 활동 재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