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밀집되고 밀폐된 공공장소 매출 타격 불가피
연휴 끝난 후 초기 국면…공포심 빠른 속도로 확산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CJ그룹의 엔터테인먼트 상장사 CJ CGV와 CJ ENM이 우한 폐렴 직격탄을 맞았다. 전염 우려로 인해 영화 관람객 수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중국이 당국 차원에서 극장 등 사람이 몰리는 공공장소를 임시 폐쇄하면서 중국 현지 법인의 매출 감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 CGV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46%(3300원) 하락한 2만8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우한 폐렴 여파로 코스피지수가 약 3% 내린 것과 비교해도 하락폭이 크다.
지난 20일부터 28일까지 5거래일 동안 외국인과 기관은 CJ CGV를 각각 30억원, 66억원 팔아치우며 14%가량 끌어내렸다. 20일은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일명 '우한 폐렴' 첫 번째 확진 환자가 나온 날이다.
최근 3개월 CJ CGV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
우한 폐렴 바이러스는 잠복기 상태에서 증상이 없다. 비말감염이나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접촉감염 및 공기 전파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전염성이 얼마나 강한지 치사율조차도 파악이 안 되면서 불안감이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국내는 4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질병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 지역에서 14~23일 입국자는 3000여명에 달하며, 정부는 전수조사에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은 개학 연기를 권고하고, 산업계는 우한 폐렴 비상체계를 가동하며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전염병은 밀폐된 공간에 사람이 밀집된 장소의 매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메르스 사태 당시 극장 관람객 수가 역성장했고, CJ CGV의 해당 분기 실적이 증권가 컨센서스를 대폭 하회했다.
게다가 우한 폐렴 사태가 메르스보다 더 심각한 것은 발원지가 중국이라는 점이다. 중국 전역 극장이 문을 닫으면서 중국 현지 CGV 법인 실적까지 타격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정부는 극장, 도서관 등 사람이 몰리는 공공장소를 임시 폐쇄하는 등 '중대 돌발 공공위생 사건' 1급 대응에 들어갔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도 개관했던 자금성은 40년 만에 휴무에 들어가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한 사태는 2003년 '사스'와 유사한 확산 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치사율은 낮은 반면 춘절 기간 잠복기를 통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불리함을 가지고 있다"며 "사스 당시 성장률 둔화는 2003년 2분기 전산업이 동반 둔화된 이후 제조·건설업은 3분기에 바로 반등했지만, 서비스업은 4분기가 돼서야 반등했다"고 전했다.
국내 배급 점유율 1위 CJ ENM 역시 우한 폐렴 사태로 인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메르스 및 사스 사태 당시 관객이 반으로 줄어들면서, 개봉일이 연기되거나 행사가 취소되는 일이 잇따랐다. 현재 한국은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왔고, 중국의 인접국가라는 점이 공포심을 빠른 속도로 확산시키고 있다.
또 앞서 CJ ENM은 미래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키우던 아이돌 육성사업까지 중단된 상태다. 엠넷(Mnet) 인기 프로그램 '프로듀스' 결성 그룹을 통해 가만히 있어도 수익의 25%를 가져왔지만, 조작 파문으로 실적 공백이 불가피하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센터장은 "우한 폐렴 초기 국면에서 얼마나 확산될지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대중이 운집한 장소는 피하려고 할 것이고, 관련주의 약세로 이어지게 된다"며 "질병 발생지인 중국에서 확진자 추세 자체가 완만해지면서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기 전까지는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ur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