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7.6% 감소…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
제조업 평균가동률 72.9%…"선박 구조조정 영향"
12월 생산·소비·투자는 트리플 증가…2개월 연속
[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지난해 전산업 생산이 통계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악화됐다. 소매판매지수만이 소폭 증가하며 그나마 작년 경기를 뒷받침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 생산은 0.4% 증가했다. 이는 관련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0%대 증가율을 기록한 것도 처음이다.
특히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와 기타운송장비 등에서 증가했지만 전자부품, 기계장비 등이 줄면서 0.7% 줄었다. 연간 광공업 생산은 IMF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8년에 6.4% 감소한 후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2019년 12월 산업활동동향 [자료=통계청] |
지난해 제조업 평균가동률 역시 72.9%를 기록하면서 1998년(67.6%) 이후 가장 악화됐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국장)은 "2016년 이후 작년까지 선박쪽 생산능력의 구조조정이 이어진 것이 평균가동률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며 "작년이 마무리되면 올해부터는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한해 내내 부진한 성적을 보였던 설비투자는 7.6% 줄었다.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9년(-9.6%) 이후 최저다.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8.8%) 및 선박 등 운송장비(-4.1%) 투자 모두 크게 줄었다.
건설기성은 토목(1.6%)의 경우 증가했으나 건축(-9.4%) 공사실적이 줄면서 전년대비 6.7% 감소했다. 건설수주는 주택, 사무실·점포 등 건축(5.6%)과 철도·궤도, 토지조성 등 토목(4.9%)에서 모두 늘어 전년대비 5.4% 늘었다.
소매판매가 평년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그나마 작년 경기를 뒷받침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화장품 등 비내구재(3.3%)와 승용차 등 내구재(1.8%), 오락·취미·경기용품 등 준내구재(0.6%) 판매가 모두 늘어 전년대비 2.4% 증가했다.
작년 12월의 경우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늘면서 2개월 연속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광공업 생산이 회복되면서 지난달 대비 전체적으로 개선된 모습이다.
전산업 생산은 서비스업에서 감소했으나 광공업, 건설업 등에서 생산이 늘면서 전월대비 1.4% 늘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9.1%) 및 자동차 운송장비(15.7%)가 크게 늘면서 10.9% 증가했으며, 소매판매는 내구재(3.9%) 중심으로 0.3% 늘었다.
향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12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각각 0.2p, 0.4p 상승했다. 두 지수가 동시에 상승한 것은 2017년 1월 이후 35개월만이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가 이 같은 경기 반등세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크다. 안 국장은 "2003년 사스가 중국에서 발생했을 당시 서비스업쪽 영향이 컸고 그해 2분기가 전년동분기 대비 5.9% 하락했다"며 "이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추이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생산 관련지표 증감률 추이 [자료=통계청] |
onjunge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