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야구인생 50년 동안 만난 수많은 선후배들 중 성준은 특별한 후배입니다. 성준이 1986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하면서 저와 인연을 맺게 되었는데요.
성준은 작년까지 삼성 라이온즈 2군 감독이었는데요. 제가 대구와 경산에 볼 일이 있으면 늘 삼성 라이온즈 경산구장을 부담없이 들러 차 한잔 나눌 수 있을만큼 성준과 저는 가족만큼 편하고 좋아하는 후배입니다.
이만수 이사장과 '자랑스럽고 특별한 후배' 성준. [사진= 헐크파운데이션] |
현역시절 성준과 룸메이트로 함께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성준의 성품을 하나씩 알게 되었죠. 언제나 조용하고 혼자서 공부하는 학구파 선수였습니다. 또한 온화한 성품이어서 선후배들이 많이 좋아하고 따르는 선수였습니다.
현역시절 운동하기도 힘든데 그 와중에 일본어와 영어를 독학하며 공부 할 만큼 뛰어난 언어소질도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문 공부도 추가로 하는 모습에 룸메이트였던 제가 어느날 우스갯 소리로 '니 운동선수 하지 말고 교수나 하지 그라노?? 왜 이카는데?' 농을 던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현역시절 성준은 마운드에서도 아주 훌륭한 투수였기에 운동 외적으로 공부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것이 더 대단하게 보였습니다.
'공부도 저리 많이 하고 아는 것도 많은데 운동도 저리 잘하노?'
성준은 야구에 대해서도 열정적이고 본인이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선후배를 가리지 않고 물어보며 궁금한 것을 꼭 알아내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삼성 라이온즈 지도자에서 물러난 성준. 그는 지도자로서도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요. 능력있는 야구인이 현장을 떠났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우리네 인생은 돌고 돌면서 다음을 기약하는 연속이 아니겠습니까?
성준은 평생 공부하는 자세로 올바른 길을 걸으며 성실하게 살아왔기에 대한민국 야구계를 위해 혹은 다른 위치에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굳건하게 살아갈 것이라 믿습니다.
성준 화이팅!
이만수(61) 전 감독은 헐크파운데이션을 세워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KBO 육성위원회 부위원장이자 라오스 야구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해 8월 대표팀 '라오J브라더스'를 이끌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현역 시절 16년(1982~1997년) 동안 삼성에서 포수로 활약한 그는 KBO리그 역대 최고의 포수로 손꼽힙니다. 2013년 SK 와이번스 감독을 그만둔 뒤 국내에서는 중·고교 야구부에 피칭머신 기증, 야구 불모지 라오스에서는 야구장 건설을 주도하는 등 야구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