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영국이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사업에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 제품을 허용하기로 해 파장이 예상된다.
화웨이와 미국 5G [사진=로이터 뉴스핌] |
2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자국 5G 통신망 구축에 필요한 비핵심 부품에 한해 화웨이 제품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국 국가안보위원회(NSC)는 화웨이 제품 허용으로 인한 안보 리스크는 감당할 만한 수준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화웨이 관계자들 역시 자사 제품이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활용될 수 있다는 미국의 주장을 계속해서 부인하고 있다.
다만 영국 정부는 5G 통신망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비롯해 군사 시설이나 핵시설 인근 등 민감한 위치에는 화웨이 부품 사용을 금지하고, 안보 리스크가 비교적 낮은 것으로 판단되는 주변 장비에만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5G 통신망에서 화웨이가 차지할 시장 점유율을 35%로 제한하는 한편, 한국 삼성, 중국 ZTE, 핀란드 노키아, 스웨덴 에릭슨 등을 주요 공급사로 선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영국의 화웨이 사용 금지를 압박해 오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심기는 더욱 불편해질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주말 트위터를 통해 영국 정부의 화웨이 사용 금지를 압박했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화요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통신 안보를 비롯해 역내 및 양국에 중요한 이슈를 논의했다"면서 화웨이 논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역시 지난 주말 영국에서 한 연설에서 "우리가 보호 받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화웨이를 겨냥한 발언을 한 바 있다.
한편 이번 결정이 다른 국가들의 화웨이 사용 여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데, 독일은 올해 중으로 5G 통신망에 화웨이 제품 허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캐나다 역시 화웨이 사용 여부를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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