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 시 美 주도 호위연합체와 협력…청해부대 연락장교도 파견"
"美‧이란과 사전 협의, 이란도 우리 결정 이해"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우리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독자 파병을 하기로 결정했다. 원래 아덴만 일대인 청해부대의 작전 지역을 오만만과 아라비아만 일대까지 확대하는 방식으로다.
국방부 관계자는 21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청해부대 파견 지역을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만, 아라비아만(페르시아만 이란 쪽) 일대까지 확대한다"며 "우리 군 지휘 하에 독자 파견 형식으로 우리 국민과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noh@newspim.com |
중동 지역에는 약 2만5000명의 우리 교민이 거주하고 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일대는 우리 원유 수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지역으로 우리 선박이 연 900회 이상 통행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사실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이번 독자 파병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중동지역에 긴장이 고조됐고, 이후 내부적으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왔다"며 "현 중동 정세를 감안할 때 호르무즈 해협 유사 시 우리 군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는 바, 독자 파병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다른 파병 방안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호위연합체 참여도 거론된 바 있다. 이 방안은 미국이 지난해 한국‧일본 등 우방국들에 요청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 작전 이후 미국과 이란이 전쟁 직전까지 갔던 긴박한 상황을 고려해 정부가 독자 파병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독자 파병을 하더라도 필요한 경우에는 미국 주도 호위연합체(IMSC‧국제해양안보구상)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정보 공유 등 제반 협조 목적으로 청해부대 소속 장교 2명을 IMSC 본부에 연락장교로 파견할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또 "파병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한시적 파병인지, 무기한 파병인지 하는 부분은 중동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해부대가 (기존에) 임무를 수행하던 아덴만 일대의 해적이 감소 추세에 있다"며 "지난해 7월부터 오만만 무스카트로 청해부대가 이동한 것은 국민 안전 및 선박 보호를 위한 우리의 사전 조치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결정을 통해 중동지역 일대 우리 국민과 선박의 안전을 확보하는 한편,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한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국방부는 그러면서 이번 결정이 미국, 이란 측과 사전 협의를 거친 결과라고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 이란과 사전 협의를 했고 외교부를 통해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이란도 우리 결정을 이해한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국회 동의와 관련해서는 "유사 시(국민 보호를 위한 것)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즉, 우리 국민과 선박 보호를 위해 작전 지역을 확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회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는 연락 장교 파견은 국회 동의 해당 사항이 아니냐는 지적에도 "청해 부대 소속을 연락장교로 보내는 것이기 때문에…(국회 동의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아덴만 해역에는 청해부대 30진 강감찬함이 작전 중이다. 강감찬함은 이날 31진 왕건함과 교대한다. 군은 이 왕건함을 호르무즈 해협으로 파견한다. 아덴만은 호르무즈 해협과 배로 약 3~4일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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