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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당보단 국민" 최운열의 '중진 뛰어넘는 초선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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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공정거래 금융감독체제 개편 못해 아쉬워"
"외감법 개정후 회계감사 큰 틀 개선"
"금소법, 아직 끝난 것 아냐...5월 통과 기대"
"한국 젊은이들 금융 DNA, 무한한 잠재력"

[서울=뉴스핌] 홍승훈 선임기자 = 그의 명함엔 소속 정당 이름이 없다. 4년전 정치에 뛰어들면서 당보다 국민을 우선시하겠다는 다짐으로 그래왔단다. 당도 중요하지만 당론에 얽매여 할 말 못하는 정치인은 되지 않겠다는 의지다.

최운열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여당내 금융, 경제통으로 손꼽힌다. 교수 출신이면서도 국내 금융 및 자본시장과 함께 해온 세월이 십여년을 훌쩍 넘는다. 교수 시절 한국증권연구원장, 코스닥위원장, 증권학회장, 금융학회장, 금융회사 사외이사 등을 거쳤다. 그만큼 자본시장 이해도가 남달랐고 신뢰도 높았다. 정부 정책의 중심부에서 밀려나 아쉬움을 컸던 금융인들로선 4년전 그의 국회 등원을 한껏 반겼다.

작년 6월 여의도 증권가에선 잠시 환호성이 울렸다. 정부가 증권거래세를 0.0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세율 자체가 크지 않아 체감도는 다소 낮았지만 세제 도입 40여년만에 첫 인하였다. 여기엔 최운열 의원의 공이 컸다. 자본시장 활성화 특위를 이끌며 자본시장과 과세체계에 대한 문제점을 역설했고, 당론으로 끌어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또 지난해 초 경제분야를 관장하는 제3정책조정위원장을 맡는 등 초선임에도 중진급 역할을 해왔다.

경제와 금융분야에서 의정활동을 활발하게 해온 최 의원은 일단 오는 5월로 의원직을 마친다. 각 정당내 비례대표 재선을 막는 규정은 딱히 없지만 관행상 지역구로 나서지 않는 한 연임 사례가 잘 없다. 과거 비례대표로 재선 이상을 한 경우는 박선숙 의원이 당적을 바꿔 재선한 것 외에 고인이 된 송현섭 전 의원과 김종인, 송영선 전 의원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회로선 유능한 금융전문가를 놓치는 셈. 금융인들 역시 아쉬움 클 수밖에 없다.

지난 4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 금융감독체계 등 관련분야 긴요한 이슈제기를 통해 사회 경제적으로 이슈 파이팅을 해온 최 의원을 지난 14일 만났다. 그리고 그의 의정활동에 대한 소회를 듣고 기억을 소환해봤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4년 의정활동이 마무리되는 시점인데 어떤가.

▲ 원없이 했지만 저질러두고 마무리를 못한 것들도 많아 아쉽다. 국회 들어올때 경제민주화 TF팀장을 하면서 상법과 공정거래법관련 개정안을 발의한 뒤 매듭짓지 못했다. 금융분야에선 가장 먼저 발의한 법안이 금융감독체계 개편인데 이것도 안타깝다. 이번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였음에도 안됐다. 인수위 없이 시작한 영향도 있지만, 아무래도 이번 정부에선 어려워 보인다.

- 금융감독체계 개편 이슈는 정권교체시 단골메뉴인데.

▲ 현 금융감독시스템에 문제가 많다. 산업정책과 감독정책은 구분돼야 한다. 지금같은 개방사회에서 국제와 국내금융을 떨어뜨려놓은 것도 난센스다. 현 금융감독 체제는 MB정부 시절 만들어졌다. 박근혜정부때도 금융에 대한 인식이 없다보니 손도 못댔다. 그 이전 시스템인 금융감독위원회 체제가 훨씬 효율적이고 세계적인 추세에도 부합한다. 이게 안되니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이 싸우는 거다. 지금이야 점잖은 양반들이다보니 덜 부딪힐 뿐 법적으로 싸울 수밖에 없는 구조다. DLF사태에 이어 라임사태까지 터지고 있다. 감독체계 개편은 숙명이다.

- 지난 4년 발의했던 법안 중 의미를 둔 것들 몇가지 말해달라.

▲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자유수임제다보니 감사인(회계법인)이 피감사인(기업)에 포획됐었다. 감사인을 피감사인이 마음대로 골랐다. 3년전만해도 우리나라의 회계감사 수준이 세계 66개국 중 꼴등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30위권으로 올라왔다. 개정안에 따라 6년 자율계약이후 3년 정부 지정으로 바뀌었는데 이후 회계감사의 질이 크게 개선됐다. 6년뒤 다른 회계법인이 와서 다시 3년을 들여다보게 돼 있으니 초기 6년동안 긴장해서 감사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최근 발의해 통과한 여성이사 할당제도 장기적으로 사회를 질적으로 변화 발전시킬 수 있는 법안이다. 증권거래세 인하건도 세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자본시장 과세체제 개편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 무엇보다 거래세 인하에 대한 공이 큰 걸로 아는데.

▲ 자본시장 활성화 특위를 이끌면서 추진했다. 기획재정부도 처음엔 완강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당과 자본시장간 소통을 통해 공감을 끌어냈고 결국 당에서 강하게 밀어붙여 성공했다. 결국 의지의 문제다. 그러니 기재부도 스탠스를 바꿨다. 기회가 된다면 대통령께도 이런 인식을 심어드려야 한다. 위에서도 잘 몰라서 못한 것이고, 그래서 의지가 없었던 거다. 알게 되면 시간은 걸려도 바꿀 수 있다.

- 금융소비자보호법은 물건너 간 건가.

▲ 아니다. 올해 5월29일 이전 통과될 걸로 본다. 4월총선 끝나고 입법을 꽤 하는 걸로 안다. 금융회사들의 반대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를 풀어주려면 장치가 있어야 한다. 이 장치가 금소법이다. 소비자보호를 강하게 해두면 규제에 무한한 자유를 줄 수 있다. 강하게 반대하던 의원들도 소통을 해가면서 설득하고 있다.

- 의정활동 중 힘들고 아쉬웠던 점은.

▲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관련법안이 처리안 된 것이 가장 아쉽다. 크게보면 촛불정국때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반성 측면에서 정권초기 개헌을 밀어붙였여야 했는데 그걸 해내지 못한 것도 참 아쉽다. 사실 대통령 당선이 안되더라도 일정부분 정부 운영에 참여할 기회가 있다면 지금같이 여야가 사생결단으로 정권 잡으려고 싸우지 않을 것이다. 야당도 충분히 안다. 국회내 개헌론자들도 꽤 많다. 개헌이슈는 21대에서도 다시논의될 거다.

- 한국의 금융산업, 자본시장에 대한 진단, 조언 해달라.

▲ 여기와서 보니 우리 국민의 피속에는 금융을 잘 할 수 있는 DNA(유전자)가 있더라. 세계적인 수학경시대회 등에서 다수가 수상하는 것을 봐라. 금융이란 게 수학과 물리학이다. 파생상품도 그렇다. 다만 사회가 금융을 아직 산업으로 인정하지 않는 게 문제다. 제조업 잘되게 하는 보조로만 인식한다. 은행이 돈을 좀 많이 벌면 정치권에선 당장 이자 내리라고 때린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이 발전할 수 있겠나. 한국 경제의 한단계 도약을 위해선 금융 선진화 없이 불가능하다.

- 돈이 부동산으로만 몰린다. 도통 모험자본으로 유도하는 게 쉽지 않은데.

▲ 시중 유동성 1100조~1200조원 중 일부만이라도 생산적금융으로 가면 좋은데 이게 다 부동산으로만 쏠린다. 세금문제가 관건이다. 주식, 채권, 파생상품은 모두 개별과세다. 예컨대 주식에서 5000만원 이익을 내고 펀드에서 6000만원 손실을 봤어도 각각 세금을 매긴다. 합치면 손해를 봤음에도 세금은 꼬박꼬박 다 내야한다. 부동산은 아무리 세금이 올라도 손실이 나는 정도는 아니다. 결국 합산과세, 손익통산이 필요하다. 일정기간, 예컨대 3년 통합과세같은 방식으로 가야한다. 지금같은 비합리적인 세제에선 부동산이 아닌 주식시장에 돈을 넣을 이유가 없다.

- 평소 금융이나 경제분야 인사 중 이런 분이 국회로 왔으면 하는 분들이 있나.

▲ 구체적인 이름을 거론하긴 어렵다. 다만 이번 당에서 인재영입 얘기할 때도 실물경제에 밝은 분, 전문경영자로 성공한 분들을 모시자고 했다. 민주당의 경우 노조 입장을 대표하는 노동전문가는 많지만 경영쪽을 대변할 분이 거의 없다. 의학의 문제는 판검사 출신들이 아닌 의사 약사 출신들이 만들어야 더 잘 만들 수 있다. 자유한국당은 판검사가 많아서 안되고, 민주당은 운동권이 많아서 안된다. 정치는 다루지 않는 영역이 없다. 아무리 정치인이 욕을 먹고 불신도 받지만 누군가는 해야 한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들어와야 한다. 지금은 실물경제쪽 전문가가 급하다.

- 앞으로 계획은.

▲ 대학교수 시절엔 잘못된 점에 대해 말하고 바라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그런데 국회는 입법권이 있으니 의지와 노력만 있으면 바꿀 수가 있더라. 이왕 이쪽에 발을 내디뎠다. 하고 싶은 것들이 더 있다. 다만 35년 대학에 있다보니 지금 지역구 관리를 할 수는 없다. 선거구제 개편이 그래서 아쉬웠다. 다만 한번 인연을 맺었고, 앞으로 여러 기회가 있을 것 같다. 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분야가 경제와 외교안보쪽이다. 관련 전문가들에 대한 필요성도 상당하다. 총선 대선공약 개발 등을 도와줄 수도 있다. 물론 내 의지대로 다 되는 건 아니다. 사람 운명 어찌 알겠는가.

deerbea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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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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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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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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