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중 1단계 무역합의문에 서명한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2단계 무역협정을 서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이는 가능한 한 빨리 다음 단계 협상을 시작하자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2단계 무역협상이 이미 시작됐다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발언과 상당한 입장 차이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서명한 미중 무역 1단계 합의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류 부총리는 1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서명식을 마치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과의 인터뷰에서 "1단계 합의문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양국이 2단계 협상을 서두르면 '옥수수밭에서 정신 못 차리는 곰'과 같은 신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단계가 제대로 이행되기 전에 2단계를 서두르면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 다음 단계 협상은 인내심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밝혔다.
류 부총리는 "1단계 합의에서 가장 중요한 성과는 미중 양국이 대화를 통해 차이를 해결할 수 있었다는 것"이라며 "양국 간 수많은 의견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같이 일했다. 이러한 협력은 미중 양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도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세기 초 유럽 강국들 간 지정학적 긴장을 언급하며 "한 국가의 지식인들과 국민들이 다른 국가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며 미중 양국 간 긴장 고조에 따른 폐해를 지적했다.
류 부총리는 주요2개국(G2)인 미중 양국 경제가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으로 향하고 있다는 주장을 일축하며, "경제적 지식이 없는 일부 사람들이 이러한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실제 디커플링은 불가능하다. 글로벌 가치체인은 '나와 상대방이 모두 얽혀 있는 상태'로 구축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1단계 합의를 계기로 중국 개혁이 가속화되고 불공정 경쟁이 해소될 것이며, 합의에 포함된 지식재산권 보호 개선을 위해 법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 부총리는 "10년 후 지금을 되돌아보면 이번 합의를 통해 중국이 큰 기술 발전을 이뤘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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