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동 전운에 금 선물이 상승 날개를 달았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가능성이 부상한 가운데 트레이더들이 금값 상승 베팅에 돌입한 한편 금 연계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 유입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골드바 [출처=블룸버그] |
온스당 1600달러 선에 근접한 금 선물이 1700달러까지 어렵지 않게 오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아울러 2000달러 돌파 전망이 적중할 수 있다는 의견이 번지고 있다.
6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은 장중 1.4% 치솟으며 온스당 1574.70달러에 거래됐다. 한 때 금 선물은 온스당 1590,90달러까지 뛰었다. 이는 2013년 4월 이후 약 7년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공습에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이 피살된 데 따라 양국의 무력 충돌 위험이 크게 고조, 안전자산 매입 열기가 후끈 달아오른 결과다.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3일 솔레이마니 피살 소식이 전해진 이후 아이셰어 골드 트러스트로 5600만달러에 달하는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
월가는 금 연계 상품의 '사자'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NG의 웬유 야오 금속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금값 상승 베팅과 관련 상품의 매수 열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턴 어드바이저스의 마크 뉴턴 이사는 CNBC와 인터뷰에서 "단기간에 금 선물이 온스당 1700달러까지 뛸 수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 삭스 역시 보고서를 내고 금 선물이 1600달러 선을 뚫고 오른 뒤 상승 탄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선트러스트 프라이빗 웰스의 키스 러너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피살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크게 높였다"며 "이란이 일정 기간 시간을 갖고 다음 행보를 계산할 것으로 보이며, 전면적인 보복에 나설 경우 금융시장에 패닉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내고 금 선물이 추세적인 강세 흐름을 지속, 온스당 2000달러 선을 밟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앞으로 2년 사이 금값이 새로운 마디 지수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값은 8년 전 온스당 1900달러까지 오르며 정점을 찍은 뒤 후퇴했다.
씨티그룹은 미국을 필두로 한 주요국의 성장 둔화와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이에 따른 달러화 하락 압박을 금값 강세 전망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이 이라크에서 무력 충돌을 일으킬 경우 금값 2000달러 전망이 현실화될 여지가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보복에 나설 경우 52개 공격 목표를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한 상황.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역시 강경 대응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국제 사회는 바짝 긴장하는 표정이다. 중국을 포함한 주요국은 미국에 이란과 외교적인 해법을 통한 사태 수습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