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라임펀드 사태 등 개인 투심에 직격탄
당국 투자자보호 강화에 시장 위축도 불가피
[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지난해 400조원 시대를 맞은 사모펀드가 이어지는 악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펀드환매중단 등 여파가 올해 초까지 이어지면서 사모펀드 수는 지난 5개월 간 500개 가까이 감소했다. 같은기간 개인 투자자 판매잔액도 감소 추세를 지속하면서 시장 외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지난 6개월간 사모펀드수 변화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2020.01.03 bom224@newspim.com |
3일 금융투자협회 시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사모펀드 펀드수는 1만1016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1만1504개(지난해 8월 9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8월 초와 비교하면 5개월 만에 펀드수 5% 정도 감소한 셈이다. 월말 기준으로는 9월 말 1만1336개, 10월 말 1만1177개, 11월 말 1만1140개, 12월 말 1만1016개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공모펀드는 4200여개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9월 말 4184개, 10월 말 4194개, 11월 말 4181개, 12월 말 4189개로 등락을 보이며 비슷한 상황이다.
다만 사모펀드의 전체 시장규모는 지난해 400조원을 넘어선 이후 초반선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말 기준으로 전체 사모펀드 시장은 416조4551억원을 기록했다.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 투자자 대상으로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지난해 6월 27조258억원에서 8월 26조3983억원, 10월 24조7175억원, 11월 24조1120억원으로 하락했다.
이는 6월 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금융업계에 DLF와 라임운용 펀드환매 중단사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개인 투자자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불완전판매 이슈가 커지면서 투자자 신뢰가 크게 하락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당분간 사모펀드에 등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중단 문제는 여전히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데다, 오히려 투자자 손실이 확대되면서 피해가 커지는 모양새다. 운용·판매사를 대상으로 한 소송전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DLF 사태 후속 조치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은행에서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가 제한되며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의 일반 투자자 최소투자금액은 기존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됐다. 사모펀드 시장에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 장치가 잘 갖춰진 공모펀드 중심 판매채널로 전환하고자 하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투자금액 상향과 관련해서도 "시장에 막 진입한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경우 초기 자금 모집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모든 운용사나 판매사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데 투자자 신뢰가 하락하면서 시장 축소가 우려스럽다"면서 "규제 강화 목소리도 다시 나오고 있지만 신중하게 조사 결과 등을 지켜보고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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