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사관 피습사건', 배경이 된 헤즈볼라 기지 공습 등 논의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라크 미국 대사관 피습 사태와 관련한 주요국 수뇌부와 연이어 전화통화를 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피습 등 최근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1일(현지시간) 전화통화를 가졌다고 이스라엘 매체인 하아레츠가 보도했다.
이날 하아레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과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주에만 두 차례 전화통화를 했으며 미 대사관 피습을 비롯해 사건의 배경이 된 미군의 친(親)이란 민병대인 카타이브 헤즈볼라 기지 공습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좌), 마크 밀리 합참의장(우)과 함께 플로리다주(州)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이라크·시리아 내 친(親)이란 민병대를 겨냥한 미군의 공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19.12.29. bernard0202@newspim.com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네타냐후 총리는 통화에서 미국의 이번 공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대(對)이란 압박 수위를 더 높일 것을 요청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틀동안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에서 미군의 기지 폭격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미국은 이라크 미군기지에서 발생한 로켓포 공격으로 미국인 1명이 숨진 가운데 공격 배후에 카타이브 헤즈볼라가 있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29일 시리아와 이라크에 위치한 기지 5곳을 폭격했다. 이 사건으로 25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밖에도 이라크와 카타르 등 중동 국가 지도자들과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간 통화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TV 연설에서 의회에 면책 특권을 요청한다고 발표한 직후 이뤄졌다고 하아레츠는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검찰에 의해 뇌물 수수와 배임 및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면책특권은 본래 의회 비준을 받아야 하는데 의회가 해산된 상황에서 새 의회가 구성될 때까지 네타냐후 총리의 재판은 미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네타냐후 총리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미국은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부터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정착촌 설립이 불법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으나,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41년만에 입장을 선회했다. CNN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 편을 들어 당시 9월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네타냐후 총리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진단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총선을 두 번이나 치렀지만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해 오는 3월 총선을 다시 치를 예정이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이날 폼페이오 장관이 이라크 상황을 예의 주시하기 위해 예정된 중앙아시아 국가 방문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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