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이라크 총리· 대통령과 통화...미국인 보호 등 논의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정부는 31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이 반미 시위대에 의해 공격 받은 것과 관련, 이란이 배후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와 함께 이라크 정부에 미국인 보호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오늘 이란은 이라크의 미 대사관 공격을 조직했다. 그들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다. 이라크 정부는 미 대사관을 지키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길 바란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란은 미국 민간인을 죽였다. 우리는 강력하게 대응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란의 지원을 받는 그룹들이 바그다드의 (미국) 대사관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란을 비판했다.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 헤즈볼라'에 대한 미국의 폭격을 규탄하는 시위대가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 벽에 불을 지르고 있다. 2019.12.31 [사진=로이터 뉴스핌] |
폼페이오 장관은 이밖에 이라크의 아델 압둘-마흐디 총리 및 바흐람 살리 대통령과 각각 통화를 갖고 이라크 주재 미국인과 대사관 안전 문제를 논의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의 통화 사실을 밝히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은 이라크의 주권과 독립을 지지하기 위해 그곳에 머물고 있는 미국인들을 보호하고 지킬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성명은 또 "마흐디 총리와 살리 대통령은 자신들의 책임을 엄중히 여기고 있으며, 미국인과 재산에 대해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라크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 카타이브-헤즈볼라를 폭격한 미국에 항의하는 시위대는 이날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진입을 시도하며 외벽과 경비 초소 등을 파손했다.
시위대는 '미국 물러가라! 트럼프 물러가라!'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대사관 출입구에 돌을 던지고 감시카메라를 벽돌로 부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미 대사관은 경비가 삼엄한 그린존 구역 안에 있지만, 이날 시위대는 이라크 군경의 별다른 저지 없이 미국 대사관 앞에 집결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은 지난 27일 이라크 키르쿠크의 군기지가 로켓포 30여 발의 공격을 받아 미국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미군이 부상을 입자 카타이브 헤즈볼라를 배후로 지목했고, 29일 이라크와 시리아 거점 5곳을 공습했다.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이란 정예군인 혁명수비대와 레바논 헤즈볼라로부터 자금·무기 등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