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와 핵 실험 중단을 선언한 북한이 올해 무기 개발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코퍼레이션의 부르스 베넷 선임 연구원 및 한반도 전문가는 "지난 1년 동안 북한의 위협이 크게 늘어났다"며 "북한에 수동적이거나 해(害)가 됐던 기간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작년 4월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하는 동안 ICBM 시험 발사와 핵 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올해 2월 두 번째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5월부터 12여차례 무기를 시험하는 등 저강도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 스스로 'ICBM 발사·핵 실험' 중단이라는 틀에 갇히기보다는 이 안에서 올해 '적극적'으로 무기 개발을 해왔다는 얘기다. 또 이 기간 현존하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피할 수 있는 단거리 미사일 기술도 축적한 만큼 이같은 선언은 북한에 해가 될 게 없었다는 설명이다.
WSJ은 "북한의 올해 성과 가운데 하나는 한국과 일본을 타격할 수 있는 핵탄두 탑재가능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WSJ은 러시아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흡사한 'KN-23'에 주목했다. KN-23은 저고도로 비행해 방어망 대부분을 피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북한의 신형무기다.
두 번째 성과로 꼽힌 것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다. 북한은 지난 10월 SLBM '북극성-3형'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미사일은 고체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평상시 숨겨뒀다가 발사해도 탐지가 어려워 미국에 위협적이다. 전문가들은 SLBM 고체 엔진이 향상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올해 핵무기 필요 물질도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학교 핵물리학자는 올해 북한이 핵폭탄 6개에 상당하는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는 "북한은 작년 미국과 외교가 전개되자 무기 시험은 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핵폭탄 연료는 추가로 만들었다"고 했다.
미국 당국자 사이에서 북한이 ICBM 시험 발사 중단 약속을 깰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북한은 '연말 시한'을 내세워 미국에 선(先) 제재해제 등 적대 조치 철회를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은 이에 응하지 않고 '협상 테이블 복귀'만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북한은 ICBM 엔진연료 시험으로 추정되는 시험을 두 차례 한 바 있다. 지난 22일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3차 확대회의에서 군사력 강화 조치들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조선중앙통신] noh@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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