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합의문 서명 이전에 양국 공방 벌일 전망
[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중국 당국이 미·중 무역 합의 1단계 합의안의 세부 내역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중국의 의도된 '침묵'이 최종 합의문 도출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일부 외교 전문가들은 중미 양국이 내년 1월 합의문 서명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공방을 벌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9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양국 간 최종 합의문 내용을 두고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며 최종 합의까지 난항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특히 이 매체는 통상 정책을 주관하는 부서인 중국 상무부(商務部)의 '미온적 반응'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중국 상무부(商務部)는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당조(黨組) 확대회의를 열어 향후 추진할 중점 정책을 발표했다. 상무부는 미·중 무역협상 합의 내용 이행을 주관하는 부처로서 이번 회의 내용 발표에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다만 이번 상무부의 발표엔 미·중 통상 갈등을 적절히 대응한다는 원론적인 언급만 있었고, 구체적인 후속 조치와 세부 합의문 내용은 빠져 있었다.
앞서 지난 13일 열린 상무부의 심야 긴급 기자회견에서도 양국 합의안의 세부 내역이 드러나지 않았다.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을 포함한 주요 부처 지도부는 무역협상 1단계 합의 소식을 전했지만 합의 내용엔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훠젠궈(霍建國) 상무부 산하 연구소 전(前) 원장은 "상무부의 발표는 예상된 반응이다"며 "1단계 합의안은 양국의 서명 후 공표되기 이전에 시행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러면서 "양국은 최종 합의문 문구를 두고 조율을 마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합의문 도출을 위해 여전히 조정 작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SCMP는 최종 합의문의 번역 및 교정, 내부 법률 평가 등의 절차가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미국 측은 이미 적지 않은 소득을 거뒀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15일 현지 매체 CBS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2년간 미국산 농산물 400억 달러를 포함해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 수입을 2000억 달러어치 이상 늘리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발표에 따르면, 양국 합의문에는 지식재산권(IP) 보호, 금융시장 개방, 환율 조작 등 사안에 대한 내용도 포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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