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헤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중국은 물론이고 전세계 주요국과 무역 확전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교체와 경기 부양을 위한 이른바 '세금인하 2라운드'가 강행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17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월가 투자은행(IB) 업계는 재선에 승리한 트럼프 대통령이 고삐 풀린 망아지와 같은 독주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먼저 무역 마찰이다. 지난주 미국은 중국과 1단계 무역 합의를 성사시킨 한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교체하기 위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수정안을 승인, 신경전이 한풀 꺾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승기를 잡을 경우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얘기다.
트럼프 행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를 포함한 국제 무역 기구를 정조준, 주요국과 마찰을 일으킬 여지가 높다는 관측이다.
이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유럽을 향해 날을 세웠다. 유럽과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지 않고는 전반적인 적자 규모를 축소하기 어렵다는 것. 그는 유럽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인상할 뜻을 밝혔다.
시장 전문가와 주요 외신들은 미국과 중국의 2단계 무역 협상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표정이다. 폴리티코는 백악관 정책자들 사이에 2단계 협상에 대한 기대와 의지가 거의 없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논의가 이뤄지더라도 중국의 통상 시스템 개혁을 압박, 가시적인 성과를 이룰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몰락>을 집필한 고든 챙 저자 역시 뉴스맥스TV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2단계 무역 합의는 없을 것"이라며 "중국이 성장 발판을 정조준한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월 의장의 거취에 대한 전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파월 의장의 연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레이몬드 제임스 워싱턴의 에드 밀스 정책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 파월 의장의 교체가 확실시된다"고 주장했다.
코웬의 크리스 크루거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내쳤던 것과 같은 움직임을 파월 의장에게 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월가는 연준에 대한 압박도 한층 거세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최근까지 제로금리 복귀를 압박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더욱 날을 세울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 2016년 대선 승리 이후 전폭적인 세금 인하를 추진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1월 승리할 경우 또 한 차례 세금 인하를 강행할 가능성도 제시됐다.
이른바 '세금 인하 2.0'이 동원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워싱턴 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정책자들이 중산층에 대한 세율을 15%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달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역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금 인하는 단시일 안에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미 정부는 중산층에 대한 세금 부담을 최대한 낮추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