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임기 내 개헌'에 의욕을 보이는 데 반해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도 회의론이 일고 있다고 11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임기와 내년 국회 일정을 고려하면 논의할 시간은 촉박한데, 개헌 논의는 진척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자민당은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잇따른 정권 스캔들로 인해 야당과의 의견 차이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9일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2.10 goldendog@newspim.com |
임시국회가 막을 내렸던 지난 9일 밤 총리관저에선 자민당 임원 위로회가 열렸다. 참석자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개헌 논의를 염두에 두고 "자민당은 지방 조직과 후원회가 강하기 때문에 이를 동원하면 국민의 이해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민당은 지난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얻은 승리를 개헌의 동력으로 삼을 생각이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헌법개정 절차를 정하는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성립시키고 본격적인 개헌 논의를 이끌어간다는 청사진이 있었다.
하지만 스캔들이 잇따르면서 개헌 논의는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정권 핵심각료인 경제산업상과 법무상이 각각 정치자금 문제로 사임한 데다, 아베 총리가 연루된 '벚꽃을 보는 모임'(桜を見る会) 논란이 일었다. 국회 논의가 '벚꽃 스캔들'로 향하는 상황에서 개헌 논의는 설 자리를 잃었다.
여당은 타개책으로 중의원(하원) 헌법심사회에서 2년만에 자유토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번 임시 국회 회기 중 3번 실시했지만 헌법개정과 관련된 여·야당의 의견 대립만 부각됐을 뿐이었다.
자민당은 내년 초 통상국회에서 국민투표법 개정을 요구하면서 자유토의를 거듭해갈 방침이다. 하지만 앞날은 불투명하기만 하다.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중의원 헌법심사회 자민당 필두간사장은 9일 통상국회 전망을 묻는 질문에 "헌법 토의를 심도있게 하는 게 국민 기대에 응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데 그쳤다.
◆ 할 일은 많은데 내년 헌법 논의 여유 '3개월' 뿐
아베 총리는 9일 임시국회 폐회 기자회견에서 "헌법개정은 반드시 내 손으로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2021년 9월까지인 아베 총리 임기 내에 열릴 국회 회기는 앞으로 3번 뿐이다. 이 안에 국민투표법 개정을 완료하고 개헌안을 발의한 뒤 국민투표까지 완료해야 아베 총리가 바라는 '임기 내 개헌'이 이뤄진다.
하지만 내년은 올해보다 개헌을 논의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게 문제다. 내년 초 열리는 통상국회는 통상 3월까지 신년도 예산안 심의를 우선하게 된다. 이후 개헌을 논의한다고 해도 6월 18일 고시·7월 5일 투표인 도쿄도지사 선거가 있기 때문에 국회 회기 연장이 어렵다. 개헌을 논의할 여유는 3개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야당은 자민당의 국민투표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수월하게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
자민당은 일단 아베 총리의 의향에 따라 개헌 논의를 이끌 방침이다. 하지만 신문은 "당 내에선 '임기 내 개헌'에 대해 곤란하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에 아베 총리의 측근인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참의원 간사장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헌법개정과 총리의 임기는 관계가 없다"며 "국회에서 확실하게 논의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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