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김정은 현지시찰 정보 사전 누출 사건 이후 검열 시작"
이시마루 지로 "대포폰 통한 정치 비판·지도자 험담 집중 단속"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 당국이 타인 명의의 손전화 이른바 '대포폰' 사용자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서 주민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시마루 지로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 대표는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이 휴대폰, 즉 손전화 실명제를 철저히 시행하기 위해 지난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단속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 휴대전화 내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에는 평양 중심의 고려링크와 지방에서 주로 사용되는 강성네트 등 두 개의 휴대전화망을 이용해 최소 400만 대에서 최대 600만 대의 휴대전화가 보급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휴대폰 보급이 늘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현금이나 쌀 등을 주고 이들 명의로 휴대폰 구매와 체신소 등록을 마친 휴대폰을 타인에게 판매해 대포폰으로 중간 이득을 취하는 거간꾼도 각지에 생겨났다고 한다.
특히 지난 10월 양강도의 한 간부소식통이 RFA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에 의하면 김정은 위원장의 백두산 등정과 삼지연관광지구 현지시찰 과정에서 불법 손전화기를 통해 행사 비밀이 사전에 누출되는 사건이 있었고, 이를 계기로 국가보위성이 나서 불법 손전화 사용자에 대한 대대적 검열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지로 대표는 이와 관련해 "최근 들어 국가보위성이 직접 나서서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대포폰을 활용한 각성제 매매, 중국과의 밀수, 기타 불법 행위를 엄격하게 단속하고 있다"며 "특히 당국이 대포폰 사용자들이 정치 비판이나 국가 지도자에 대한 험담 등을 주고 받지 못하도록 집중 단속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1인 1기 원칙이 있었지만 당국의 감청을 피하거나 장사 등의 목적으로 손전화를 2~3개 가진 개인들도 상당수 있었는데 이젠 뇌물을 주고 단속을 피하는 일이 쉽지 않아졌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지금 등록돼 있는 사용자가 실제 (여전히) 휴대폰을 갖고 있는지, 사용하고 있는지 일일이 체신소 협조를 받으면서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며 "규찰대가 거리에서 단속을 할 때 손전화의 메시지, 사진, 동영상 등을 하나하나 검사하는 것은 물론, 대포폰까지 철저하게 통제하기 위해 주민이 손전화를 구매하면 체신소가 바로 등록자와 사용자가 일치하는 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