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선임된 이희성 한국레노버 대표, 지난달 사임
아태지역 부사장이 한국지사 대표직 겸임.."후임 미정"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한국내 외산 PC 1위'를 지키기 위해 한국레노버가 영입한 대표이사가 5개월여만에 사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장 공백으로 한국레노버는 전략을 다시 짜야할 처지에 몰렸다.
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이희성(58세) 한국레노버 대표가 지난달 사의를 표했다. 지난 6월 취임해 5개월만에 회사를 떠난 셈이다.
레노버는 글로벌 PC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밀려 만년 3위에 머무르고 있다. 그마저도 최근에는 무섭게 성장하는 대만계 PC제조업체 에이수스(ASUS)로 인해 '외산 브랜드 1위' 자리를 지키는 것이 위태로운 상태였다. 에이수스의 올 상반기 개인용 노트북 매출액은 전년대비 약 36% 증가했다.
반면 한국레노버의 국내 개인용 노트북 판매량은 지난해 15%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레노버는 인텔코리아에서 10년간 CEO로 재직한 정보기술(IT) 전문가인 이희성 대표를 영입했다. 앞서 7년간 대표로 재직한 강용남 현(現) 시그니파이코리아 대표 대신 '구원투수'로 이희성 대표를 선임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이희성 한국레노버 전 대표이사가 지난 8월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트랜스폼 3.0'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한국레노버] 2019.12.03 nanana@newspim.com |
이 전 대표가 선임되자 업계는 긴장했다. 공격적인 영업 전략으로 급감한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취임 후 "국내 상업용(B2B) PC시장에서 다국적 브랜드 1위를 목표로 노력하겠다"며 국내 B2B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해 돌파구를 만들고자 했다.
국내 개인용 PC 시장은 성장이 정체돼 왔지만 상업용 PC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내년 윈도10 교체 수요와 맞물려 최근 성장세가 가팔랐다. 개인용 PC와 달리 상업용 PC는 국내 기업 장악력이 비교적 낮다는 점도 해외 PC제조사에겐 이점이다. 현재 국내 B2B PC시장에서 다국적 브랜드 중 1위는 HP코리아가 차지하고 있다.
이 전 대표가 한국레노버를 왜 떠났는지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그가 조만간 국내기업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대표 후임 한국레노버 대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는 레노버 아시아태평양(AP) 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인 아이반 청(Ivan Cheung)이 한국레노버 대표직까지 겸임하고 있다. 차기 대표 선임없이 아이반 청 부사장이 계속 한국레노버 대표를 맡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레노버 관계자는 "이희성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대표직에서 물러났다"며 "차기 대표이사 선임 일정 등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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