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중 '게임 전문가' 부재...도박문제와 동일시
'게임 중독' 치료제로 '치매' 약물 검토하기도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2일 "보건복지부는 인터넷 게임·스마트폰 중독 현상을 연구하겠다고 수십억원을 썼지만, 게임 관련 연구는 빈약하게 진행됐다"며 "게임을 완전히 중독, 치료 대상으로 가정하고 연구를 시작한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회 게임포럼 대표인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과 공대위는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세금도 털리고 어이도 털리는 게임 디톡스 사업' 토론회를 열었다. 공대위는 이 자리에서 보건복지부가 약 33억 5000만원을 들여 실시한 총 3건의 '인터넷·게임 중독' 연구 결과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공대위의 게임스파르타 아카데미 길드장을 맡고 있는 김정태 동양대학교 교수 2019.12.02 giveit90@newspim.com |
복지부는 ▲인터넷·게임중독 예방, 치료 및 사후 관리체계 관련 인력양성과 기술 지원 방안 개발 및 구축 ▲인터넷 게임 중독 단계별 맞춤형 예방 및 치료방법 개발 예비연구 ▲인터넷·게임, 스마트폰 중독 발생기전 및 위험요인 규명을 위한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공대위의 게임스파르타 아카데미 길드장을 맡고 있는 김정태 교수(동양대)는 "연구 결과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게임은 질병이다'라는 가정 아래 연구됐다"며 "초중학생 2319명을 대상으로 21억 5000만원이 들어간 코호트 연구(임상실험)의 경우, 주관 연구기관과 세부 연구기관이 같은데 연구에서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연구 설계 문제점을 꼬집었다.
아울러 연구진들이 게임을 '질병'으로 보는 쪽으로 치우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인터넷·게임중독 예방, 치료 및 사후 관리체계관련 인력양성과 기술지원 방안 개발 및 구축' 연구진이 ▲중독전문가협회장 ▲알코올사업지원단 단장 ▲도박문제 관리센터 관계자 등으로만 구성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국민 혈세 7억원을 쏟아부어 '게임중독 예방치료 인력양성과정'이 탄생했다"며 "게임 중독을 완전히 치료 대상으로 보고 560시간짜리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연구 인력 구성은 이 정도"라며 게임 전문가 없이 만들어진 게임중독 과정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인터넷·게임 중독 약물 치료제로 '알츠아이머 치매' 약물인 '메만틴'을 검토한 연구 결과에 대해서도 "과연 누구를 위한 연구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구 보고서 내용 중엔 '메만틴'을 10주 투여했을 경우, 강박증상이 호전되고 '도박' 시 시간이나 돈에 대한 인지향상 결과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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