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택 시의원 "똑같은 고양이" 의심…용역병원 "쌍둥이" 해명
[수원=뉴스핌] 최대호 기자 = 경기 수원시가 해마다 억대 예산을 들여 추진 중인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이 부실 의혹에 휩싸였다.
길고양이 중성화는 거리에 방치된 고양이를 포획해 중성화 수술 후 다시 방사하는 사업으로 길고양이 개체수 조절이 목적이다.
중성화 수술을 마친 4마리의 길고양이. 한마리 고양이를 두고 사진 각도만 달리 찍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수원시의회에서 제기됐다. [사진=수원시의회] |
29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6년부터 해마다 용역업체를 선정해 이 사업을 이어왔다.
용역업체는 길고양이를 잡아 온 포획자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중성화 수술 후 다시 길고양이를 방사하는 일을 한다.
시는 사전에 예산을 세운 뒤 중성화 수술 1건당 15만원씩을 용역업체에 지급한다. 지난해와 올해 사업 예산은 1억5000만원이다.
지난해에는 수원시 수의사회가 용역을 맡았다. 수의사회는 그해 길고양이 1024마리를 중성화해, 1억5000만원의 예산을 모두 소진했다. 올해는 D동물병원이 용역을 맡았고, 9월30일 기준 392마리를 중성화해 6000여만원을 사용했다.
하지만 용역업체가 실제 몇마리의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에 나섰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영택 수원시의원은 "길고양이에 대한 중성화 수술을 마쳤다는 증빙이 수술 후 촬영한 사진 밖에 없는데, 업체가 시에 제출한 사진을 보니 똑같은 개체로 보이는 고양이들이 다수 존재했다"며 부실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길고양이를 다시 방사하는 방식인데다 포획자에 대한 관리·감독도 없기에 이같은 의혹이 생기는 것"이라며 "용역업체는 쌍둥이라는 항변도 하는데,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인만큼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 관계자는 "사진만 놓고 보면 의심이 갈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정산 자료를 검토했을때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미 방사한 고양이여서 이제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에는 어려움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내년에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위탁이 아닌 수원시동물보호센터(2020년 1월 운영개시 예정) 직영으로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2020년 길고양이 중성화사업 예산을 올해보다 1억원 많은 2억5000만원(1666마리)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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