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한국 미술품 100억원 시대, 재테크 열풍 불어올까

기사입력 : 2019년11월29일 09:28

최종수정 : 2019년11월29일 10:09

김환기 '우주', 크리스티 홍콩 경매 132억원
"한국 미술 재평가" 목소리에도 시장 '꽁꽁'
양도세 부담 증가로 미술품 재테크 회의적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김환기가 또 김환기를 넘어섰다. 대표작 '우주(Universe 5-IV-71 #200)'가 지난 23일 미술품 경매사 크리스티가 홍콩컨벤션전시센터에서 개최한 '20세기&동시대미술 경매'에서 132억원(수수료 포함 153억5000만원)에 낙찰되면서 한국 미술품 최초로 경매낙찰가 100억원을 넘어서는 신기록을 세웠다. 한국 미술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번 이슈가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지 주목된다.

이번 크리스티 홍콩 경매 개최 전 한국미술 최고가 작품은 지난해 5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85억원(수수료 불포함)에 낙찰된 김환기의 붉은 전면점화 '3-II-72 #220'였다. 당시에도 한국미술 사상 최고기록이 나오면서 단색화 열풍을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이런 바람은 금세 사라졌고 미술시장 활기도 꺼져갔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132억원에 낙찰되며 한국미술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김환기의 1971년작 '우주(Universe 5-IV-71 #200)'. [사진=크리스티] 2019.11.28 89hklee@newspim.com

그로부터 1년여 만에 미술계에 신바람을 불어넣은 것이 또 김환기였다. '우주'는 254cm X 254cm 크기로 작가의 전체 작품 중 가장 큰 추상화이자 유일한 두폭화다. 작가가 1951년 부산 피난시절 만나 타계할 때까지 자신을 물심양면 후원한 의학박사 김마태(김정준)와 그의 아내 전재금 여사가 본인에게 직접 구입해 40년 이상 개인 소장한 작품이다. 1971년 완성된 이후 경매시장에는 처음 등장했다. 

'김환기'라는 명성 덕에 경매 전부터 100억원 이상의 기록을 세울 것인지 미술계 관심이 뜨거웠다. 경매 시작 10분 만, 치열한 접전 끝에 새 주인을 찾으면서 김환기와 '우주'는 한국 미술계의 새로운 역사가 됐다.

신기록 수립으로 들뜬 현장 분위기에도 얼어붙은 미술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힘은 부족해 보인다. 문제는 세금이다. 최웅철 화랑협회 회장은 "100억원이 넘은 작품이 처음으로 나왔기에 분위기가 고무될 법한데, 세금 문제로 컬렉터들의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술계 관계자는 '우주'가 세운 기록이 한국미술의 위상을 높여준 건 맞지만 국내 시장에 미칠 효과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미술거래 세법 때문에 컬렉터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 세금이 한국 미술시장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미술시장은 공공미술, 화랑, 옥션, 페어를 다 합쳐 연간 5000억원이 안 되는 규모"라며 "23일 진행한 크리스티 홍콩의 거래 규모가 1조원 정도다. 김환기 작품이 나온 타이밍에는 1000억원이 넘었다. 크리스티가 2시간 동안 미술품을 판 금액이 우리나라 1년치 미술시장 규모와 맞먹는다"며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19.11.28 89hklee@newspim.com

미술품 양도소득세는 20년간 협의 끝에 2013년 1월부터 도입됐다. 정부가 개인이 미술품을 경매회사나 화랑을 통해 양도해 얻은 이익을 기타소득으로 적용하도록 2008년 관련소득세법을 개정했다. 사업소득으로 분류해 세금이 부과될 여지가 있었으나, 사업소득은 반복적인 영리 활동을 통한 이익이기 때문에 논란이 됐다. 그렇다고 해서 기타소득으로만 판단하기에도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결국 미술품 양도소득세는 현재 분리과세를 적용하고 있다. 과세 대상은 생존 작가 작품은 제외하고, 작고한 작가의 6000만원 이상 작품으로 한다. 의제 필요 경비 80~90%를 인정하고 나머지 금액에 지방세 포함 22%의 세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미술품 양도소득세를 기타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으로 분류해야 한다며 과세 추진을 강조하며 미술계 반발이 거세다. 미술품 양도소득세를 사업소득으로 분류하면 46.2%로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물론 외국도 미술품 양도소득세를 낸다. 영국과 프랑스가 18%, 독일이 최대 25%, 미국 10~35%, 일본 20~39% 등이다. 정부 의지대로 미술품 양도소득세를 사업소득으로 분류하면 우리나라 세율이 가장 커진다. 홍콩이나 싱가포르, 스위스, 뉴질랜드는 과세가 없는 국가다.

이 관계자는 미술품 과세제도가 변경돼야 한다고 제안한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한국 콜렉터들이 미술 작품을 사고 팔 수가 없어 국내 미술시장이 더욱 침체될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국내서 거래하면 세금 폭탄을 맞으니 해외에서도 통하는 김환기를 국내 미술시장이 아니라 해외 미술시장에 준다. 국내에 판매할 경우, 1000억원의 이득이 생기면 460억원 넘게 세금으로 내야하는데 누가 국내에서 거래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콩은 순수 미술대학이 없는데 유통으로 돈을 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지난해 서울옥션 경매에서 85억원에 낙찰된 김환기 작품, 김환기의 작품. '3-II-72 #220', Oil on cotton, 254×202cm, 1972. [사진=서울옥션] 2019.11.28 89hklee@newspim.com

아울러 양도세는 컬렉터들이 빠져나갈 구멍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도세의 피해자는 미술 작가와 유통업계, 연계된 소상공인들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컬렉터들 중에는 이중 국적을 가진 사람이 많기 때문에 쉽게 해외 미술시장에 작품을 내놓을 수 있다. 정부를 피해 해외 직구를 하는 등 그들이 세법을 피해갈 방법은 여러가지"라며 "결국은 컬렉터들이 세금을 제대로 내는 구조가 아니라 갤러리, 옥션, 미술 유통계, 그리고 이곳과 연결된 표구사, 소상공인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되는 결과를 낳는다. 여기에 창작 활동을 하는 10만 작가의 피해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아쉬워했다.

정부가 순수예술의 활성화와 국제화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한국미술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국내 미술시장의 활성화가 더욱 절실하다는 거다. 이 관계자는 "1조원, 2조원에 대한 세금은 매기지 말아달라. 미술작품 거래를 비자금이나 돈으로만 보지 말아달라.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개인 컬렉터는 미술품을 국내에 안 팔고 해외와 거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컬렉터가 이 시장을 부흥시켜야 한다고 하는데, 1000만원, 2000만원으로는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없다. 방탄소년단의 한류에 정부가 나섰듯 문화체육관광부가 순수예술의 세계화에 힘을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 순수예술의 위상이 꺾이게 된다. 이번에 김환기 '우주'의 기록이 나왔을 때도 해외에서는 이제야 한국 미술이 가치를 찾았다는 반응이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19.11.28 89hklee@newspim.com

김환기의 '우주' 기록이 침체된 국내 미술시장의 전환점이 될 거란 시선도 있다.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교수는 이번 경매가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만 하다고 전했다. 양 교수는 "한 가지는 경매가 벌어진 곳이 홍콩인데, 홍콩시장이 건재할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오히려 이번 기회가 홍콩이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지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현재 세법과 관련해서 보면 이번 기록이 굉장히 획기적인 일은 될 수 없지만, 올해 미술계 이슈로는 충분하다고도 했다. 양 교수는 "국내 미술시장이 선진국처럼 신뢰를 못받고 있다. 확대가 안된 이유 중 하나는 검증이 안됐기 때문"이라며 "검증 장치가 세법이 될 수가 있다. 너무 위축될 필요는 없다.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미술시장의 건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대통령실 세종 이전' 다시 수면위로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통령실 이전 문제가 관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세종 이전을 통한 '행정수도 완성'이나 '청와대 복귀론' 등 여러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대선 정국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지 주목된다. 대통령실 이전은 출발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대통령실 이전을 밀어붙이면서 예산, 안보 등과 관련한 잡음은 지속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3월 20일 기자회견에서 "청와대를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며 "청와대는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 뒤로 용산 이전을 강행했다. 그는 탈권위주의와 대국민 소통을 이유로 들었다. 또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대통령실 이전에 총 496억원이 소요될 것이라 했지만 야당에서는 애초 윤 대통령이 주장한 금액보다 많은 국민 혈세를 끌어다 썼다는 비판을 제기해 왔다. 이에 더해 용산 이전과 관련해 역술인 천공이 관여했다는 의혹 및 최근엔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개입 의혹까지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참여연대가 지난 2023년 2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대통령실⋅관저의 이전과 비용 등의 불법 의혹에 대한 국민감사청구 일부 기각 및 각하 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2023.02.02 pangbin@newspim.com ◆야권 대선 주자들 "대통령실 세종 이전해야" 야권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는 '대통령실 세종 이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 부처와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국가균형발전 의지를 담을 수 있는 세종시가 최적지라는 것이다. 먼저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대통령실을 세종시로 이전하고 수석실을 폐지하는 등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등에 출연해 '용산 이전'을 언급하며 "불법으로 쌓아 올린 '내란 소굴' 용산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다음 대통령은 당선 즉시, 부처가 있는 세종에서 업무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도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국토 균형발전과 세종시에 대한 노무현의 꿈'이라는 기조발제를 통해 대통령실 완전 세종 이전을 제안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역시 "행정수도 이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이었다"며 "이제 완성을 시킬 때가 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전 경남지사는 "특히 대통령실의 경우 (차기 정부가) 용산을 쓸 수도 없고, 완전히 개방된 청와대를 사용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어 어디를 쓸지 정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빠르게 세종으로 이전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라고 밝혔다. 김 경기지사, 김 전 경남지사와 이 전 강원지사 모두 민주당의 잠재적 대권 후보로 분류된다. 대통령실 청사. [사진= 뉴스핌 DB] ◆"청와대는 이미 문화공관…복귀 힘들 듯"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통령실이 청와대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홍 시장은 언론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가장 치명적인 실수가 대통령실 이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미국의 백악관처럼 대한민국의 상징인데 그 상징을 옮기는 바람에 대통령의 카리스마가 출범 당시부터 무너지고 야당에 깔보이기 시작한 것"이라며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될지 몰라도 청와대로 복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미 전시·관람 등이 가능한 문화 공간으로 바뀌어 국민들에게 개방된 상황이다. 보안 측면에서 봐도 대통령실을 청와대로 복귀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지난 대선 당시 행정수도 명문화 개헌 추진,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아직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parksj@newspim.com 2025-03-04 16:18
사진
비트코인 9만달러 밑으로 급격히 후퇴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비트코인 가격이 3일(현지시간) 9% 넘게 급락해 8만5000달러대로 레벨을 낮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상자산을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치적 계산이며 실제로 가격을 띄우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 둔화가 우려되면서 가상자산은 일제히 약해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미국 동부 시간 오후 3시 48분 기준 24시간 전보다 9.12% 급락한 8만5518.83달러를 가리켰다. 이더리움도 15%나 내린 2100달러선에서 거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을 통해 "미국의 가상자산 비축이 바이든 정부의 수년간에 걸친 부패한 공격 이후 위기에 빠진 이 산업을 상승시킬 것"이라며 가상자산 전략 비축이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며 리플과 솔라나, 카르다노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가상자산의 가파른 랠리로 이어졌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28일 7만 달러 대로 내렸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약 20% 급등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실제로 전략적으로 비축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고 주식 등 위험 자산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효 확인으로 무너지면서 비트코인 역시 낙폭을 늘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대로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와 함께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가상자산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규장 막바지인 미국 동부 시간 3시 54분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는 1.7~2.9%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IG의 토니 시카모어 시장 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우려를 키웠다고 진단하고 "준비금의 가상화폐 구매 자금이 미국 납세자에서 올 수도 있고 자산에는 있는 가상화폐는 법 집행 조치에서 압류된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자의 경우 시장에 새로운 매수가 유입되는 게 아니라 계좌 간의 단순한 이전을 나타낼 뿐이기 때문에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mj72284@newspim.com 2025-03-04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