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 밖으로 증가하고 원유 생산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국제유가는 27일(현지시간) 하락했다. 다만 미·중 무역 협상에 대한 낙관론은 유가 낙폭을 제한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30센트(0.5%) 하락한 58.11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1월물은 21센트(0.3%) 내린 64.06달러에 마쳤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는 원유 생산량이 하루 평균 1290만배럴(bpd)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정제유 시설 가동률이 둔화하면서 160만배럴 증가했다. 로이터 시장 전문가 조사에 따르면 미국 원유 재고는 41만8000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더해 미국의 휘발유 재고도 지난주 510만배럴 증가, 시장의 예상인 120만배럴 증가를 넘어서면서 유가 하락 압력이 가중됐다.
리포우 오일 어소시에츠의 앤디 리포우 대표는 "시장의 예상보다 휘발유 재고가 특히 크게 증가하면서 원유 재고 지표가 실망스러웠다"며 "이것이 유가를 분명히 아래로 끌어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유 생산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가 12개월 연속 줄었다는 소식도 유가에 약세 요인이었다.
유전 정보 업체 베이커휴스에 따르면 이번주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는 668대로 지난 2017년 4월 이후 최저치로 집계됐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은 유가 하락을 제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중국과 무역 협상이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다"고 말해 1단계 무역 합의 체결이 임박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앞서 중국 상무부도 성명을 통해 "양측은 1단계 무역 합의에 남은 사안에 대해 소통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전화 통화에서) 핵심 관심사들을 논의했고 관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최대 원유 소비국인 미국과 중국이 지난 10월 중순 잠정 도출한 1단계 무역 합의에 곧 최종 서명할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되면서 유가는 지난 이틀 간 강세를 보였다.
PVM 오일의 타마스 바르가 연구원은 "무역 협상에 대한 낙관론은 지속하고 있다"며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은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서부 텍사스산원유(WTI) 27일 추이 [차트=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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