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이익 감소에도 영업이익 '훌쩍'...펀더멘탈까지 개선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저금리와 새보험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KB생명의 주요 영업지표가 개선되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잇달아 차별화된 상품을 출시하며 어려운 영업환경을 극복해 나가고 있어서다. KB생명의 펀더멘탈(Fundamental, 기업 기초체력) 자체가 높아지고 있다는 평도 나온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생명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1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04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121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75억원 대비 약 62%포인트 증가했다.
KB생명 관계자는 "3분기 당기순이익도 1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6% 증가했다"며 "차별화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한 것이 당기순이익 증가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KB생명 허정수號, 상품차별화로 순항...수익 급증 2019.11.27 0I087094891@newspim.com |
실제로 생명보험업계는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저금리 및 IFRS17 도입 준비 탓이다.
KB생명의 상반기 이자수익과 보험료수익은 949억원, 4405억원으로 전년 동기 1054억원, 4517억원 대비 105억원, 112억원 줄었다. 이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운용자산이익률이 3.27%에서 3.16%로 줄고, IFRS17 도입에 따라 공시이율형 저축보험 판매가 감소한 탓이다.
게다가 KB생명은 KB금융그룹 소속으로 KB손보와 형제다. 판매영역 중복을 피하기 위해 KB손보에서 판매할 수 없는 종신보험과 변액연금보험에 주력하는 전략을 세웠다. 현재 보험시장은 제3보험(건강보험, 암보험 등) 생존보장의 상품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제3보험에 주력하지 않는 것은 적지 않은 패널티다.
또 종신보험은 보험업법에서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 판매를 금지했다. 방카슈랑스 중심으로 영업하는 KB생명이 종신보험에 주력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참고로 KB생명 전속설계사 규모는 30여명에 불과하다. 사실상 전속조직이 없는 셈.
그럼에도 영업이익이 급증했다는 것은 소비자 중심의 차별화한 상품을 출시한 덕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소비자 중심의 경영이 성공한다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된 셈이다.
우선 지난 3월에 출시한 종신보험 '7년의 약속'은 법인보험판매대리점(GA)를 통해 최근 매월 1500건 이상 판매되고 있다. 전속 판매조직이 없고 방카슈랑스 판매가 불가한 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수치다.
판매량이 적지 않은 이유는 상품경쟁력을 제대로 볼 수 있는 GA소속 설계사가 고객을 위해 이 상품 가입을 권한 덕이다. 고객에게 좋은 상품을 권해야 설계사로 롱런할 수 있다.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가입 후 7년 만에 납입한 보험료 원금 이상의 해지환급금을 보증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상품은 가입 후 20년 정도가 되어야 원금이 된다. 경쟁사 상품 대비 높은 환급금을 지급할 수 있는 이유는 사업비를 축소해 가능했다.
물론 상품 판매 과정에서 사업비 축소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았다. 사업비를 줄이면 보험사의 수익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그러나 허정수 KB생명 대표는 '소비자를 위한 상품은 성공한다'고 강조, 출시를 강행했다. 허 대표의 판단이 옳았다는 점을 실적으로 증명한 셈이다.
또 지난해 4월과 올해 7월 각각 '투자의 힘', '보증의 힘' 등의 변액연금보험을 출시했다. 특히 '투자의 힘'은 생명보험협회로부터 판매독점권인 배타적사용권도 획득했다.
'투자의 힘'은 업계 최초로 최저연금적립금(GMAB) 보증 적용을 가입자 임의로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GMAB를 적용하면 방어적인 펀드 운용을, 적용하지 않으면 공격적으로 운용을 할 수 있다. 주식시장 변화에 따라 쉽게 수익률 극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보증의 힘'은 주식시장 급락해도 가입자의 실질수익률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한번 수익이 발생한 금액은 무조건 최저연금으로 적립할 수 있는 보증기능을 부여한 덕이다.
지난 2017년 KB생명의 변액연금 초회보험료는 월평균 1000만원 이내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올해 생명보험사들의 순이익이 30% 이상 줄어든 가운데 KB생명은 오히려 순이익이 증가하고 있다"며 "소비자를 위한 차별화된 상품으로 시장을 제대로 파고 들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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