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A씨는 식욕억제제 페니메트라진과 펜터민을 처방받기 위해 매달 2~6개의 의원을 돌아다녔다. 1년간 인천 소재 의원 12곳에서 받은 처방전 93건으로 약국 10곳에서 식욕억제제 11년분을 구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을 활용해 작년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식욕억제제를 구매한 상위 300명의 환자 자료를 기초로 의원 30곳, 약국 21곳, 환자 72명의 처방전 및 조제 기록 등을 확인했다.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그 결과 식욕억제제를 과다구매한 뒤 수수·판매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 19명, 처방전 위조가 의심되는 환자 4명 등 환자 21명(2명 중복)과 과다 처방이 의심되는 의원 7곳에 대해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마약류 보고 의무 등을 위반한 약국 8곳과 의원 1곳에 대해서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식약처는 이번 조사에서 일부 의사가 업무 목적 외에 식욕억제제를 처방한 혐의,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환자가 마약류를 사용, 수수, 매매 등 취급한 혐의를 확인했다. 현행 마약류관리법은 향정신성 의약품을 매매·소지한 경우 및 향정신성 의약품을 취급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의 처분을 내린다.

향정신성의약품은 사람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이를 오용하거나 남용하는 경우 환각·각성 및 습관성 중독성 등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있다고 인정되는 물질이다. 오남용을 막기 위해 마약류 관리법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 외에도 식약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과 관련해 ▲보고 내역과 현장에서 확인한 재고 내역이 불일치 ▲보고 내역 중 일부항목(의료기관명, 환자명 등) 불일치 ▲취급 보고기한 지나서 보고 ▲마약류 의약품 사고(분실, 도난, 파손 등) 미보고 ▲마약류 의약품 저장시설 점검 기록 미작성 등 마약류취급자의 위반 사항에 대해 관할 지자체에 업무 정지 등 행정 처분을 진행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프로포폴, 졸피뎀 등 오남용 우려가 있는 마약류 의약품에 대해 구매량이 많은 환자나 처방일수를 과도하게 초과한 의원 등 위반사항을 적발할 지표를 개발해 현장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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