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 정부가 수출관리와 지소미아 관련 합의에 대한 한국 측의 항의에 과도한 비판을 자제하면서 냉정하고 정중하게 무시하며 대응해 나가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25일 지지통신은 "일본 정부가 지소미아 관련 합의에 대한 일본 측 발표 내용을 놓고 한국이 항의한 것에 대해 비판을 자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내에서는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 통보 효력 정지를 결정한 것 자체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자민당 당역 회의에서 "북한 정세 등 동아시아 환경이 어려움을 더해 가는 가운데, 한일 그리고 한미일 간 연계는 중요하다. 앞으로 긴밀하게 연계해 나가고 싶다"며 지소미아 유지를 환영했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22일 지소미아 종료 연기에 대해 인터뷰하는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 2019.11.25 goldendog@newspim.com |
하지만 일본 측 발표에 대한 한국 측의 항의에 대해서는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한일 간 무역관리에 관한 정책대화 재개와 관련한 일본 측 발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발표한 내용은 사전에 한국 측과 조율한 것"이라고 반론했다.
오히려 경제산업성의 한 간부는 25일 NHK와의 인터뷰에서 "22일 기자회견 후 한국 측의 문의에 따라 발표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며 "한국 측의 주장은 유감이다. 이렇게 하면 신뢰관계를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일본 측의 방침은 집권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통신에 따르면 자민당은 24일 당 본부에서 외교·국방 합동회의를 열고 수출관리 및 지소미아 합의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전 방위상은 "한국에서 여러 가지 반응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일본은 냉정하게 그리고 정중하게 무시하며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전 일본 방위상[사진=지지통신] |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5일 경제산업성 발표에 대한 한국의 항의에 대해 "한국 측의 발언에 일일이 코멘트하거나 대응하는 것은 생산적이지 않다"며 언급을 피했다.
단, 한국 측의 항의에 일본이 사과했다는 청와대의 발표에 대해서는 "그러한 사실은 없다"고 딱 잘라 부정했다. 청와대는 24일, 수출관리에 대해 발표한 내용이 왜곡됐다고 일본에 항의했으며, 일본 측으로부터 이와 관련해 사과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나아가 일본 내에서는 한국 측이 항의해 오는 것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을 피하기 위한 국내용이라는 견해도 확산되고 있다.
25일 요미우리신문은 외무성 간부를 인용해 "한국 내에서는 지소미아 종료 연기에 응한 것이 일방적인 양보라는 비판이 있다"며 "일본에 항의함으로써 국내 비판을 피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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