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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IN] "선수들이 돈 안 내고 희망 찾는 독립야구단,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기사입력 : 2019년11월26일 06:30

최종수정 : 2019년11월26일 08:36

김동영 용인 빠따형독립야구단 대표
"다른 독립야구단과 다른 시스템 만들 것"
"한국 프로야구·중국·대만 등 활동 영역 넓혀주고 싶다"

[편집자] 독립야구단을 아시나요? 독립야구단은 프로야구 구단에서 방출되거나,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를 졸업한 뒤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 모여 '제2의 야구인생'을 꿈꾸는 곳입니다. 그 중에 하나인 용인 빠따형독립야구단을 찾아가 봤습니다.이 곳은 용인시야구협회와 협약을 맺고 창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용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선수들이 돈을 내지 않는 독립야구단을 만들고 싶었다."

김동영(31) 빠따형독립야구단 대표는 올해 '용인 빠따형독립야구단'을 창단했다. 김동영 대표는 충암고와 동국대를 졸업 후 2013년 LG 트윈스에 입단, 2년 동안 프로선수로 생활했다. 이후 군 복무를 마친 김 대표는 유튜버로 변신해 2018년부터 '빠따형' 채널을 개설, 다양한 야구 상식과 경기도 독립야구단리그 중계를 하는 등 스트리머로 활동했다.

아마야구시절 촉망받는 유망주였지만, 프로에서 기회를 받지 못하는 등 2군 생활을 마친 뒤 방출됐다. 26살이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아픔을 겪은 김 대표는 다시 한 번 야구에 도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돈을 내고 야구를 해야 하는 한국의 독립야구단 시스템으로 인해 프로선수의 꿈을 접었다. 이것이 '선수들이 돈을 내지 않는 독립 야구단'을 창단하게 된 계기가 됐다.  

현재 한국의 독립야구단은 저니맨 외인구단, 의정부 신한대학교 피닉스, 파주 챌린저스, 연천 미라클이 있다. 지난해 경기도독립야구리그 우승팀인 성남 블루팬더스는 전 프로 출신 마해영이 감독으로 취임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최근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해체됐다.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김동영 빠따형독립야구단 대표. 2019.11.25 taehun02@newspim.com

김 대표는 "올해 경기도 독립야구단리그 중계를 하면서 선수들의 사정을 알게 됐고,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면서 해외에 있는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경우 프로에서 방출을 당하면 선수들이 야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26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LG 트윈스에서 방출됐다. 그때도 다시 야구를 하고 싶었는데 당시 고양 원더스는 해체됐고, 돈을 내고 야구를 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참 야구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포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난, 시기를 놓쳤지만, 후배들에게 되물림을 해주고 싶지 않았다. 현재로서 선수들에게 돈을 주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받지는 말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김동영 대표는 용인시야구협회와 협약을 맺고 용인시 독립야구단을 창단,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수들을 모집하고 있다. 법인기업인 올이즈미디어에서 영상을 제공 받으며 혼에이전트가 에이전트를 맡고 있다. 또 야구용품 업체인 BMC, 이지렌탈, 니코코리아, 워너비 베이스볼과 MOU를 체결했다.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김동영 대표가 빠따형독립야구단 2차 트라이아웃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2019.11.25 taehun02@newspim.com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빠따형독립야구단 선수들이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2019.11.25 taehun02@newspim.com

빠따형 독립야구단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는 모현 레스피아 야구장의 경우 용인시야구협회의 지원을 받아 한 달에 30% 감면을 받고 있다. 선수들이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이곳은 실내연습장을 선수들에게 제공해 다양한 훈련시스템을 설계했다.

그러나 아직 열약한 시스템인 것은 변함이 없다. 김 대표는 "현재 운동장 대관의 경우 모두 사비로 부담하고 있다. 한 달에 100만원 가량이 소모된다. 그래도 선수들이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실내연습장에서 개인 레슨을 통해 얻은 수익을 전부 선수들에게 쏟고 있다. 아직 어렵지만, 내년에 본격적으로 독립리그에 참가하면 후원 업체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빠따형 독립야구단은 내년 2월 중으로 창단식을 갖는다. 이후 경기도 독립야구단리그에 참가해 본격적인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현재는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수들을 확보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까지 1,2차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수들을 모집했다. 그는 육성목표에 대해 "일단 선수단을 꾸리는 것이 목표다.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웨이트 트레이닝까지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여기에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서 다른 독립야구단과 다른 시스템을 만들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실적인 최고 목표는 한국 프로야구다. 그러나 중국이나 대만 등 프로리그도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선수들이 국내뿐 아니라 국외로도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들을 절대 잡아두지 않을 생각이다. 어디서든 팀이나 선수들이 원한다면 풀어준다. 독립야구단을 만든 목표가 선수들의 장래를 위해서이기 때문에 팀의 네임드를 위해 속박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빠따형 유튜브 컨텐츠를 통해 내년 경기도 독립야구단 리그의 모든 경기를 중계한다. 그는 "선수들이 한 번이라도 메스컴에 노출 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독립야구단 리그 뿐만 아니라 빠따형 독립야구단의 훈련과정 등을 함께 제작하려고 한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최현진 빠따형독립야구단 플레잉 코치. 2019.11.25 taehun02@newspim.com

현재 빠따형 독립야구단에는 플레잉 코치이자 선수로 최현진이 있다. 그는 2011년 두산 베어스의 1차 6라운드에 입단했지만, 군 복무를 마친 뒤 부상에 시달리며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최현진은 이후 저니맨 독립야구단에서 활약하다가 올해부터 빠따형 독립야구단에 소속됐다. 그는 "고등학교 선배이기도 한 김동영 대표님 밑에서 플레잉 코치 겸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선수들이 돈을 내지 않는 독립야구단 취지가 마음에 들었고, 나 역시 마지막으로 선수에 도전하고 싶어서 합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이 훈련을 할 수 있는 운동장과 연습장이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어린 선수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모두가 좋은 방향으로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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