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콜롬비아 전역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려 중남미 전체로 격렬한 시위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21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콜롬비아에서는 학생, 노동조합원, 좌파 및 원주민 단체 등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반정부 시위를 진행했다.
시위대는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의 연금 수급 연령 인상 및 청년 노동자 임금 인하 등의 개혁에 반발했다.
보고타 거리로 나온 콜롬비아 시위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원주민들은 지난 2016년 정부와 반군이 맺은 평화협정의 충실한 이행과 최근 잇따라 살해된 원주민 지도자 등에 대한 보호 대책을 요구하는 등 이날 시위에서는 다양한 요구사항이 쏟아졌다.
수도 보고타에서는 시위대가 칠레와 에콰도르 국기도 함께 흔들었으며, "남미가 깨어났다"고 적힌 배너를 든 채 "폭력 없는 시위"를 외쳤다.
이번 시위에 앞서 콜롬비아 정부는 외부 세력이 개입해 폭력 시위를 선동할 수 있다는 우려에 20일 자정을 기해 육로와 하천의 국경을 일시적으로 폐쇄하기도 했다.
최근 몇 달 사이 칠레, 볼리비아, 에콰도르 등 중남미 곳곳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남미에서 가장 안정적 국가로 꼽혔던 칠레에서는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으로 촉발된 시위가 갈수록 격화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까지 취소됐으며 정부가 헌법 개정에 합의했다. 또 볼리비아에서는 대선 부정 의혹 시위가 지속되면서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결국 사임했다.
다만 콜롬비아의 경우 국민의 의견을 하나로 결집할 수 있는 요소가 없다는 점 때문에 대규모 장기 시위로 확산될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