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중국 국무원이 19일(현지시간) 크리스 탕(54) 홍콩 경찰청 차장을 신임 경찰 청장으로 임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로써 크리스 탕은 지난 18일 은퇴한 스티븐 로 전 경찰청장의 뒤를 이어 홍콩 경찰의 새 수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크리스 탕의 임명 소식은 홍콩에서 수개월간 이어지는 민주화 시위로 시위대와 경찰 간 극렬한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크리스 탕은 홍콩 경찰 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물로 지난 6월부터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진압 작전인 '타이드 라이더'를 이끌어 왔다. 또 친(親)중파 의원들 사이에서 성품은 겸손하지만, 범죄에 대해서는 '강철 주먹'을 휘두른다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신임 경찰청장으로 임명된 크리스 탕의 모습. 2019.08.12. [사진=로이터 뉴스핌] |
◆ 크리스 탕 "시위, 테러리즘과 가까워져"
탕 신임 경찰청장은 이날 취임식 전 진행된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반(反) 중국 시위대를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홍콩 경찰의 힘만으로는 전례 없는 사회적 불안을 끝내기에 역부족이며, 시민들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신임 경찰청장은 경찰들의 과도한 무력 사용을 둘러싼 세간의 비난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폭력을 규탄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서 시위대를 폭도라고 규정하며 "어떤 신념을 갖고 있든지 폭력을 미화하거나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폭도들이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더 급진적으로 변하도록 내버려 두지 말라"고 촉구했다.
탕 경찰청장은 "모두가 조금 더 일찍 폭력을 규탄했더라면, (홍콩) 사회는 5개월 만에 이런 상태로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회의 비난과 폭도들의 성찰, 우리(경찰)의 적절한 전략으로만 이 불안을 끝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폭력사태가 확산되는 것이 "매우 가슴 아프다"면서도 시위가 "테러리즘과 아주 가까워졌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탕 경찰청장은 이어 홍콩 경찰의 명성은 "아시아에서 최고"라고 높이 평가하며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탕 경찰청장은 "우리 경찰들이 통제불능이고, 과도한 무력을 사용했다는 것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폭력이 있을 때 무력을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경찰들이 잔인하게 공격을 받았다. 그들은 군중들을 억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총을 뽑았다"고 경찰의 진압 방식을 옹호했다.
이 밖에도 탕 경찰청장은 "그들(폭도와 그 지지자들)은 자살 사건이 일어나거나, 신원불명의 시신이 발견될 때마다 우리에게 살인자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있다. 또 우리의 자녀들을 납치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지난 6월 이후 현재까지 총 4491명의 시위 참가자가 체포됐으며, 이 중 최연소자는 11세로 확인됐다. 부상자 수도 1700여 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경찰 부상자는 450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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