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산과학원, 국내 첫 전주기 양식기술 개발
밤낮없는 실험 끝 3개월 만에 초기 먹이 찾아내
[해남=뉴스핌] 한태희 기자 = "어린 갑오징어가 무슨 양식을 먹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것을 알아내는 게 가장 어려웠습니다."
지난 15일 전남 해남에 있는 갑오징어 민간 양식장 '대오수산'에서 만난 유해균 해양수산연구사가 꺼낸 말이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에서 양식산업을 연구하는 유해균 연구사는 갑오징어 양식의 '산파' 역할을 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018년 4월 갑오징어 양식 기술 개발에 나섰다. 무분별한 어획 등으로 갑오징어 자원량이 고갈된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1983년에 최고 5만9487톤에 달했던 갑오징어 어획량은 2013년 4025톤으로 급감했다. 30년 사이에 어획량이 93%나 줄었다.
더욱이 세계적으로 오징어 자원 감소로 갑오징어 가격은 급등했다. 갑오징어 도매가격은 1㎏당 1만원에 달했다. 어획량 감소를 막고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갑오징어의 양식이 필요했다.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유해균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해양수산연구사 [사진=해양수산부] 2019.11.16 ace@newspim.com |
다른 연구와 마찬가지로 갑오징어 양식 개발도 초기부터 낙관에 봉착했다. 갑오징어가 무엇을 먹고 자라는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알에서 막 부화한 갑오징어는 크기가 0.8㎝에 불과하다. 어린 갑오징어는 죽은 생물을 먹지 않았다. 동해수산연구소는 연구와 수차례 양식 실험 끝에 어린 갑오징어의 초기 먹이를 찾아냈다. 바로 알테미아(크기가 작은 새우 일종)다.
유해균 연구사는 "어린 갑오징어가 먹을 수 있는 크기의 알테미아를 배양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을 해결했다"고 말했다.
동해수산연구소는 갑오징어 성장 단계에 맞춰 곤쟁이와 새우 등을 공급했다. 먹이 크기도 중간 새우에서 큰 새우로 바꿨다. 살아 있는 새우에서 냉동 새우로 먹이를 변경했다. 동해수산연구소는 지난 2월에는 인공으로 부화한 갑오징어를 어미로 성장시켜서 다시 알을 부화시키는 '전주기적 양식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동해수산연구소는 개발한 기술을 민간에 제공했다. 지난 5월 대오수산에 어린 갑오징어와 알 등 5만여 마리를 넣어 대량 양식 시험을 시작했다. 축제식 양식업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1헥타르당 수익성이 33~46.4%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오수산은 이달말부터 양식 갑오징어를 출하한다.
동해수산연구소는 사육 관리 방법과 같은 기술을 이전해서 갑오징어 양식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 현장 시험 중 발생하는 문제점을 파악해서 해결 방안을 찾은 뒤 어업인에게 이를 보급할 계획이다.
유해균 연구사는 "올해 결과가 전체 다 성공한 것은 아니다"라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내년에 수익성이 더 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전남 해남군 화원면 일대에 있는 국내 최초 갑오징어 양식장인 대오수산에서 키운 갑오징어 [사진=해양수산부] 2019.11.16 ace@newspim.com |
한편 해수부도 갑오징어 양식 보급 확대에 나선다. 해수부는 내년 3~4월 중 소형 저수지 조성 후 보온시설을 구축해서 갑오징어 종자를 집어넣는다. 특히 새우 종자를 사육해서 먹이 공급 비용도 줄인다.
내년 여름(7월)에는 고수온기 대비 유수량 확대 배관 설치 등을 지원한다. 해수부는 2020년 안에 갑오징어 1마리당(500g) 1만원 도달 목표로 입식 및 수확 시기를 조절할 계획이다.내년 9~10월에는 갑오징어 축제식 양식기술 매뉴얼을 만들어서 어가에 배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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