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과학자의 대단함은 그들이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밝혀내고, 그것이 우리의 삶을 좀더 나은 방향으로 바꿔주는 데에만 있지 않다. 과학자의 대단함은 자기 연구가 어떤 결과를 낼지 심지어 연구가 성공할지 실패할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매일매일 연구를 이어간다는 점에도 있다.
이 책 '암 정복 연대기-암과 싸운 과학자들'에 이름이 한 번이라도 나오는 70여 명의 과학자들과, 무슨무슨 연구팀이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 소개된 더 많은 과학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2019.11.12 tack@newspim.com |
만성 골수성 백혈병을 치료해 표적항암제라는 개념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글리벡(Glivec, 성분명: imatinib), 말기 유방암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고 있는 항체의약품 허셉틴(Herceptin, 성분명: trastuzumab), 암 환자 진료 차트에 '완치'라고 적어도 되는 상황을 만들어주기 시작한 면역항암제 여보이(Yervoy, 성분명: ipilimumab), 옵디보(Opdivo, 성분명: nivolumab),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pembrolizumab)는 이들 70여 명의 과학자들과 이름 없이 등장하는 연구팀에 속한 과학자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매일 분투한 결과다.
이들 가운데 자기 연구가 암을 고치는 기적의 약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의 거의 없었다. 과학자들은 그저 오늘도 연구할 뿐이다. 과학자들의 모험에 가까운 연구들이 우여곡절을 겪고 나면 생명을 구하는 약으로 태어난다. 그러니 암과 싸우고 있는 과학자들은, 마지막으로 남은 모험가이며 탐험가라고 할 수 있다. [남궁석 지음, 346쪽 / 2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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