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2020년 전세계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른바 송환법 개정 반대로 촉발된 홍콩 시위부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취소된 칠레, 여기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까지 정치적 불확실성이 주요국 등급 전망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반정부시위대가 경찰차를 향해 레이저를 쏘며 저항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세계 곳곳의 사회적 소요가 포퓰리즘 정책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이 신용 리스크를 부채질한다는 것.
아울러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국의 무역 마찰 역시 국가 신용등급에 커다란 악재로 지목됐다.
11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무디스는 글로벌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춰 잡았다. 등급 평가 대상국인 142개국에 대해 성장 및 신용 리스크를 제기한 것.
예측이 불가능한 정치권 리스크가 주요국 전반으로 확산, 경제 펀더멘털과 금융시장에 충격을 가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미 홍콩과 영국, 남아공, 인도, 멕시코, 터키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데 이어 경고의 수위를 한층 높인 셈이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불확실성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전세계 주요국 전반의 경제 성장과 신용등급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정치적 리스크가 경제 펀더멘털과 금융시장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신용등급 전망을 개선시킬 수 있는 호재는 지극히 제한적인 데 반해 악재는 크게 상승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를 필두로 한 무역 마찰 역시 신용등급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상품 수출국의 경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 이외에 한국과 일본, 인도와 파키스탄, 미국과 유럽, 이어 유럽과 EU, 걸프 지역까지 무역 전면전이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세 전면전으로 인한 교역 감소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공급망 교란과 투자 감소, 자금 흐름의 위축 등 2차, 3차 후폭풍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무디스는 강조했다.
무디스는 주요 20개국(G20)의 경제 성장률이 2018년 3%에서 내년 2.6%로 후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홍콩과 베트남, 싱가포르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경기 하강 리스크가 높다는 진단이다. 또 아르헨티나와 터키, 레바논 등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크고 해외 자본 의존도가 높은 국가 역시 경기 한파를 맞을 수 있다고 무디스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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