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표절' 논란에 거짓 해명
익명 게시판에 댓글 달도록 지시
"더럽고 추악한 일...진심으로 사과"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11일부터 치러질 예정이었던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선거가 후보자 사퇴로 무산됐다. 단독 후보로 출마했던 학생들은 포스터 표절 논란과 이에 따른 여론 조작 의혹을 받고 있었다.
서울대 총학 선거관리위원회는 5일 "제62대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 '내일'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며 "제62대 총학생회 선거 무산을 공고한다"고 밝혔다. 재선거는 2020년 3월 중 진행된다.
서울대학교 정문 전경 /김학선 기자 yooksa@ |
이번 총학 선거에 단독으로 출마했던 선본 내일의 정후보 김다민 씨와 부후보 추현석 씨는 사퇴문을 통해 "모든 일에 책임을 지고 총학생회 선거 후보자직에서 물러난다"며 "평생 저희의 잘못을 뉘우치고 또 뉘우치겠다"고 했다.
이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주변 사람들의 믿음을 저버렸으며, 학생 여러분들과의 신뢰 또한 저버렸다"며 "더 나은 총학생회를 꿈꾸셨을 분들께 부끄럽고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드린 채 퇴장하는 것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들은 포스터 표절과 인터넷 커뮤니티 댓글 등을 통한 여론조작 사실을 인정했다. 내일 선본은 "지금껏 학생회 활동을 하며 저질러온 더럽고 추악한 일의 민낯이 드러났다"며 "그럼에도 선거를 끝까지 마무리하겠다는 염치없는 지난 날의 결정이 몹시 부끄럽다"고 했다.
포스터 표절 논란은 지난 6월 당시 서울대 총학 구성원이었던 정씨와 추씨가 자신들이 제작한 행사 포스터를 서강대학교 총학이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서울대 총학 포스터 역시 온라인 이미지 템플릿을 기반으로 해 제작됐다는 것이 드러났다. 정씨와 추씨는 프리미엄 계정을 구매했기 때문에 저작권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들은 거짓으로 해명한 후 뒤늦게 프리미엄 계정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일 선본은 사과문을 게시하고 "출처를 표기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을 회피하기 위해 학생 여러분들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며 명백한 잘못"이라고 밝혔다.
특히 서울대 학생이 서강대 학생에게 '잡대'라고 비하하는 발언을 해 갈등이 일어나자 정씨 등은 총학 구성원에게 전국 대학교 커뮤니티 사이트인 '에브리타임'에 익명으로 총학 입장을 대변하는 취지의 글과 댓글을 게시하하라고 지시했다.
hak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