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MBC에서 김태호PD의 실험이 한창이다. 한때 '무한도전'으로 방송계를 호령했던 김태호PD의 복귀작 '놀면 뭐하니'와 '같이펀딩'이 방영 중인 가운데, 기존과 달라진 포맷과 시청률 추이가 눈에 띈다.
현재 토요일 저녁 방영 중인 김태호PD의 예능 '놀면 뭐하니'는 5~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일요일마다 방송되는 '같이펀딩'은 3~4%대다. 지난 2018년 3월 막을 내린 '무한도전'의 종영 당시 시청률은 무려 11.1%. 눈에 보이는 시청률은 현저히 낮아졌지만 김PD의 새로운 시도와 그 효과에 주목할 필요는 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사진=MBC 놀면 뭐하니] 2019.11.06 jyyang@newspim.com |
◆비고정 출연자→꼬리를 무는 섭외…김태호라 가능한 도전
지난 7월부터 방송한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에게 카메라를 맡기면서 시작된 릴레이 카메라 형식의 예능이다. 유재석과 절친한 사람을 찾아가 다양한 이야기를 듣다보니, 의외의 인물들이 줄줄이 튀어나온다. 새로운 릴레이 카메라 출연자들은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화제가 됐다.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던 실험적인 시도가 지상파TV에서 호응을 이끌어낸 건 김태호PD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방영 초반 조세호로 시작해 정재형, 동방신기 유노윤호, 김연자, 딘딘, 폴킴, 헤이즈, 이상순, 적재, 윤수현, 송가인 등 종횡무진 연예인 인맥이 등장한다. 고정 멤버로 매회 기발한 아이템을 통해 웃음을 줬던 '무한도전'과는 확연히 다른 포맷이다. 새로운 멤버들이 등장할 때마다 다루는 아이템이나 소재도 천차만별이다. 예측불가 출연자들이 끌어모으는 시청자들은 성별도, 연령대도 이전보다 더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그간 '놀면 뭐하니'에서는 음악과 관련된 출연자가 많았기에 힙합부터 트로트까지 다양한 장르 음악으로 흥이 넘치는 방송을 선보였다. 앞서 '무한도전'에서 여러 차례 가요제를 열며 뮤지션들과 함께 한 콜라보의 연장으로도 볼 수 있다. 유재석 역시 JTBC '슈가맨' 등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을 거쳐온 베테랑. 김태호PD와 유재석이 가장 잘 하는, 주특기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김태호 PD가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MBC에서 열린 MBC 새 예능 '같이펀딩'의 제작발표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08.14 alwaysame@newspim.com |
◆'같이펀딩'이 보여준 가능성…낯선 출연자·재미 뛰어넘는 감동
'같이펀딩'은 유희열을 주축으로 유준상, 유인나, 노홍철 등 출연자들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프로젝트 도전기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오는 17일 마지막 방송을 앞둔 이 프로그램은 내년 시즌2로 돌아올 예정이다. 8월부터 달려온 '같이펀딩'의 주축멤버 유준상은 태극기함 프로젝트를 통해 목표액 815만원의 2만2000% 이상의 모금에 성공했다. 지상파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과 함께 의미있는 일에 도전하고 미션에 성공한 드문 사례다.
'같이펀딩'에서 시도하는 프로젝트도 의미가 있지만, 예능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이들을 만난 점도 색다른 재미였다. '오디오북' 프로젝트를 맡았던 배우 유인나는 물론 강하늘, 뮤지컬 배우 엄기준, 김법래, 민영기 등이 바로 그들이다. 유준상이 국기함 프로젝트에 도전하면서 임정투어 전에 도움을 구했던 최태성 작가의 등장과 강의도 의미있었다는 시청자 소감이 다수 올라왔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유희열이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MBC에서 열린 MBC 새 예능 '같이펀딩'의 제작발표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유준상을 바라보고 있다. 2019.08.14 alwaysame@newspim.com |
유준상의 이야기를 주축으로 함께 진행된 다른 프로젝트 역시 목표치를 한참 웃도는 시청자 모금 참여로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같이펀딩'은 이제는 거의 국기를 게양하지 않는 실태를 돌아보기 위한 국기함, 소모임, 오디오북, 낙과 피해 농가 돕기, 바다 환경 보호 등 문제의식을 담은 아이디어를 꺼내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덕분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8월 지상파TV 부문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태호PD가 아니었다면 누구도 할 수 없었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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